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 또래들과 어울리고 학교에서 적응하는데 있어서 ‘아이’의 ‘자존감’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점차 그 비중이 강조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이에 비해서 정작 양육을 직접 담당하는 ‘부모’의 ‘자존감’ 문제는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처럼 중요하게 인식되는 ‘자존감(self-esteem)’이라는 단어는 정신과학이나 심리학분야에서 시작되어 최근 사회전반적인 측면에서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존감에 대한 정의는 여전히 통합되지 못한 채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흔히 자존감과 자존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공감, 그 따뜻한 소통어느 무더운 여름날 오후, 외래를 방문한 환자분이 하소연하듯 이야기한다. "엄마가 내 말을 하나도 안 들어줘요. 난 진심으로 이야기하는데. 무슨 말을 하든 오해만 해요."한창 불만을 옆에서 듣던 억울한 어머니가 볼멘소리로 말을 이어 받는다. "내가 걱정이 돼서 그러지. 네가 싫어서 그러겠니? 엄마가 이렇게 신경 써주는데 고맙다는 말은 못 할망정…."그렇게 둘은 한창 실랑이를 벌인다. 한 쪽이 상대의 말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다른 한 쪽은 자신의 진심을 알아
트라우마는 일반적인 의학용어로는 외상을 뜻하며, 심리학에서는 정신적 외상을 뜻한다. 정신의학에서는 전쟁, 재난, 강간, 폭행 등 생명에 위협을 줄 만큼 심각한 경험을 트라우마라고 하였으나 최근에는 점차 그 범위가 넓어져서 각 개인의 삶에서 자존감을 잃게 만드는 일상적인 경험, 예를 들어 어린 시절 친구로부터 반복적으로 놀림 받은 경험, 너무 급한 나머지 학교에서 변을 지린 경험, 발표 때 실수하여 부끄러움을 느낀 경험 등도 포함한다.프로이드의 치료 사례를 보면, 엠마라는 부인 이야기가 나온다. 엠마는 상점, 특히 옷 가게 같은 곳에
과히 지금은 자기를 드러내는 맛에 사는 세상이다. 겸손과 겸양이 미덕이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나를 누군가에게 어필하고 누군가로부터 호응을 얻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되어버렸다. 나를 낮추는 것보다 과감히 드러내야 인정받는다. 직장에서도, 학교에서도, 심지어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그렇듯 거의 모든 사회적 관계에서 바야흐로 나르시시즘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커머셜미디어의 대중화로 나르시시즘이 정당화되고 합리화되기에 적절한 구조도 한 몫 하는지도 모르겠다.하지만 인간 고유의 개체성과 관련한 설명도 들어볼
[정신의학신문 : 라엘마음병원 원장 이희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같은 스트레스 요인에도 남자가 반응하는 것과 여자가 반응하는 것이 다르다.이 무슨 당연한 소리냐고 할 것이다. '예쁜 연예인 칭찬에 발끈하는 여자들, 쓸데없는 자존심에 육체적 싸움을 벌이는 남자들, 그냥 딱 봐도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겠는데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이런 표면적인 단순한 감정반응의 이면에는 무수히 많은 단계의 인식의 차이와 인지적 과정이 있다. 이에 관한 내용은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루기로 하고, 여기에서는 한 단계 더 미시적인 세계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옥스포드 영어 사전에서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상대방에게 이끌려 열렬히 좋아하거나 애착을 느끼는 감정 상태’로 정의하고 있다. 사랑에는 좋아함(like), 애착(attachment)의 감정이 수반되어 있다고 한다.당신은, 사랑이라는 단어에서 무엇을 느끼는가? 대부분의 사람에게, 사랑이라는 단어는 따뜻함과 편안함을 연상시킨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매개로 맺어진 관계를 생각해 보면, 부부든, 연인이든, 가족이든 문득 떠올리게 되면 편안하고 의지가 되는 관계들이다. 그러나, 어떤 이에게는 사
[정신의학신문 : 허규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A씨의 사연저는 20대 후반이고 여자예요. 직업은 뭐 크게 대단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거예요.그냥 저는 언젠가부터 저에 대해서 제 주변 사람들이 알게 되는 것이 싫었어요. 제 이름, 나이 같이 일반적인 것들은 상관없었지만 사소한 부분들을 아는 것은 정말 싫었어요.예를 들면 제가 사는 곳, 제가 어릴 적에 어디서 살았는지, 제 가족은 무슨 일들을 하는지, 제게 어떤 형제자매가 있는지, 제가 주말에 뭐 하는지 같은 것들이요.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제가 사는 공간에 들어오는 것도 싫었어
[정신의학신문 : 허지원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많은 심리학 서적들은 전통적으로 방어를 이야기합니다. 누군가는 후배의 일거수일투족이 미워 보이지만 차마 그렇게는 표현할 수 없어 '그 후배가 자신을 미워하는 것 같다'며 친구에게 억울함을 호소하는 투사(projection)로 자신의 악의를 숨깁니다. 누군가는 권위적 인물에 대한 분노로 들끓어도 그 앞에서는 반대의 의사표시를 절대 표현하지 않고 숨죽이다가, 만만한 사람에게 (주로 부인이나 자녀, 후배나 식당 종업원) 트집을 잡아 폭발적으로 화를 표출하거나 애꿎은 물건을 부수는 등의
[정신의학신문 : 김세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시애틀의 John Gottman이라는 박사는 1980년부터 시작해서 3000쌍 이상의 커플을 분석했다고 합니다.15분 동안 남녀가 대화하는 것을 녹화해서 1초 단위로 표정과 몸짓과 말을 분석한 결과 15년 이내에 이혼 가능성을 90%까지 예측했다고 하죠.그리고 그 의사소통의 중요한 요소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1. 험한 첫마디 (Harsh start-up)2. 4가지 위험요소- 비난 (Criticism)- 자기방어 (Defensiveness)- 경멸 (Contempt)- 담쌓기
[정신의학신문 :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대학교 교수로 근무하는 45세 A는 자신만만한 사람이다. 주변 사람에게 자신의 뛰어난 능력과 학력에 대하여 이야기하며 큰 업적을 자랑한다.자신의 의견이 항상 맞다고 생각하기에 의견이 채택되지 않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사소한 문제로 언쟁을 벌이고 자존심 대결을 한다.A는 높은 지위가 있는 사람과는 소통을 하지만 자신보다 급이 떨어지는 것 같으면 철저히 무시한다.A가 동료들과 정답게 이야기할 때는 뭔가 부탁할 때뿐이다. 업무 중에 아랫사람들에게는 지나치게 엄격하고 자신에게는 너
[정신의학신문 : 윤희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L 님의 사연선생님들의 방송을 듣고 있으면 토닥토닥 두드려 주는 것 같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껴요. 앞으로도 좋은 방송 많이 부탁드립니다!지금까지 경계성 인격장애에 대해 방송되지 않은 것 같아서 메일 보내봅니다. 제 진단명은 우울증과 경계성 인격장애입니다.최근에 남자 친구와의 일로 제 안의 경계성 인격장애 성향에 대해 다시 느꼈고, 역시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걸 느꼈습니다. 지금 남자 친구와 만난 지는 3년이 넘어갑니다.저는 이전 남자 친구와 만날 때도 그랬고, 지금 남
[정신의학신문 : 이명수 연세라이프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사랑함과 좋아함은 어떤 차이를 가지고 있을까?누구나 경험하는 보편적 감정이니 모두 나름의 이론을 펼 수 있다.보통 좋아함이 캐주얼하고 사랑은 더 고차원적인 감정으로 알려져 있으며, 좋아함의 단계를 거쳐 사랑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호감으로 시작하여 점차 함께 있는 것을 원하고,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발전되어 결혼(또는 이와 유사한 정도의 강력한 관계)을 하게 되는 것이다.누군가를 사랑하면서, 동시에 가능한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픈 욕구는 행복의 순간들로 이어지며 대부분의
[정신의학신문 : 김세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잔소리를 네이버 사전에 쳐보면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1. 쓸데없이 자질구레한 말을 늘어놓음, 또는 그 말2. 필요 이상으로 듣기 싫게 꾸짖거나 참견함, 또는 그 말. 다시 말하면 '필요도 없는데 하는 말', '필요는 있지만 그 이상으로 하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잔소리로 느끼는 기준은 철저하게 듣는 이에게 달려 있기에, 사실 남이 보기에는 유익하고 적절한 대화도 어떤 이에게는 잔소리가 될 수 있다.그래서 잔소리를 한다는 행위 자체만으로 남에게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물론
[정신의학신문 : 허지원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이번에도 안 될 것 같아요. 내가 알아요.” A는 심리치료를 하나의 퀘스트(quest. 게임 속 사용자가 수행해야 하는 임무)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듯했다."치료가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는 이제부터 함께 살펴봅시다."라는 말을 건네자, 이번에는 "열심히 해도 별다를 게 없으면, 그땐 어떻게 되나요."한다. 많은 경우 내담자는 치료에 대해 양가적(ambivalent)인 감정을 보인다.너무나 나아지고 싶지만 '실제로 증상이 나아져' 그간 나를 보살피던 사람들이 떠날까 싶어 두려워하고,
[정신의학신문 : 허지원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굳이 자신의 모든 모습을 모두에게 다 보이고, 심지어 '바닥까지 다 보이고' 타인에게 수용되고 인정받길 바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잘 생각해봅시다. 여러분의 엄마는 과연 여러분의 모든 면을 다 사랑할까요?여러분 엄마도 여러분을 다 수용하지 못합니다. 구석구석 미운 점이 한두 개가 아니고요. (제 경우도 별다를 것 없습니다.)당신도 당신의 모든 면이 사랑스럽지 않아 자꾸만 타인에게 내어 보여 안심시켜주길 바라는 것이잖아요. 타인이 우리의 존재를 무조건적으로 인정해주어야 한다는
[정신의학신문 : 김세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T-Shirt Study라는 행동 실험이 1995년에 시행된 적이 있다.스위스 생물학자인 Claus Wedekind는 44명의 남성들에게 며칠간 티셔츠를 입게 생활하고, 되도록 냄새 없는 비누와 제품들을 사용하기를 권유했다.그리고 49명의 여대생들에게 각기 다른 남성들의 채취가 묻은 티셔츠를 주고 냄새를 통해 가장 끌리는 것을 임의로 선택하게 하였다.여성들은 유전적(MHC genes)으로 가장 자신과 다른 남성의 티셔츠를 더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재미있는 것은 위 실험은
[정신의학신문 :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5세 여성 A는 화려한 옷차림으로 어디서든 관심을 받는다. 그녀는 항상 관심을 받고자 노력한다. 어느 모임을 가도 주목을 받아야만 마음이 편하다. 누구와도 빨리 친해지는 친화력으로 유명하지만 오랜 관계 유지는 어렵다.그녀는 감정 표현이 극적이고 무슨 일이 있을 때는 여주인공인 것처럼 극적인 표현을 한다. 하지만 그녀의 감정에는 깊이가 없다. 그녀를 잘 아는 사람은 그녀를 진실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최근 들어서는 SNS를 통하여 다수와 소통하고 많은 시간을 보낸다. 자신의 사생활을
[정신의학신문 : 최명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부부는 가정을 이루는 필수적인 기본관계죠. 부부간의 사이가 가정의 안정과 평화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부부가 어떻게 해야 잘 지낼 수 있을까요?A. 저에게 진료보러 오시는 많은 부부들이 묻는 질문입니다. 가장 대답하기 어려운 답변이기도 합니다. 각각의 부부가 갖고 있는 어려움의 본질이 다르기 때문에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주의해야 할 부분을 이야기할 수 있겠지요. Q. 보편적이고 일반적으로 주의해야 하는 게 있다면 무엇일까요?
[정신의학신문 : 연세가산숲 정신건강의학과의원 허규형] P씨의 사연저는 30살 여자입니다. 저는 긴 시간 동안 큰 우울에 힘들었는데요, 대학생이 되고 나서 어려서부터 있었던 자살충동이 치료받아야 할 신호라는 걸 알게 되었고, 이대로 있다간 정말 죽어버릴 것 같아서 처음으로 병원에 갔습니다.병원에 다닐 때 의사선생님이 가장 힘든 게 뭐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저는 “엄마와 통화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저의 얘기를 들으실 때마다 그 의사 선생님은 자꾸만 웃으셨어요.저는 숨이 막히게 힘이 드는 일인데도 "그럼 전화를 안 하면 되지
[정신의학신문 :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0대 여성 A는 항상 외로움을 느끼곤 한다. 많은 시간을 남자 친구와 보내고 많은 것을 의존한다. 남자 친구가 세상에 둘도 없는 운명의 남자인 것처럼 대하다가도 작은 오해로도 크게 다투고 헤어지곤 했다. 그리고는 이내 비슷한 성향의 다른 남자 친구를 만나서 빠져들고 헤어지는 일을 반복하다가 자해소동을 일으키기도 했다.A는 친구가 많으나 관계는 항상 불안정했다. 처음에는 다정하다가도 작은 오해에도 과민 반응을 보이는 일이 반복되어 대인관계는 단절되었다.A는 충동적인 쇼핑으로 인하여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