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당산 숲 정신과, 이슬기 전문의] 피자 VS 치킨, 짜장면 VS 짬뽕, 밀 떡볶이 VS 쌀 떡볶이맛있는 음식 찾아 먹는 걸 즐기는 사람이라면 위 대결 구도에서 무엇을 먹을지 메뉴를 고민해본 적 있을 것이다. 혹 어떤 사람은 취향이 이미 명확하게 정해져 있어 손쉽게 메뉴를 골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10초 이상 망설인 사람이라면 이 글을 유의 깊게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어떠한 이유로 망설였는지 지금부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더더욱. 대학 친구 중 한 명은 친하게 지내는 친
[정신의학신문 : 김재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성격의 문제와 관련해, 앞서 글을 통해 말씀드린 적이 있는 자기애성 성격장애와 더불어 경계성 성격장애(인격장애)에 관한 이야기를 종종 접합니다. 많은 경우는 경계성 인격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겉으로 보이는 모습 - 잦은 기분 변화, 대인 관계에서의 변동성, 자해 또는 자살 시도 등 - 에만 주목하여 '연인으로 지내면 힘든 사람' 정도로 묘사하는 데 그칩니다. 글을 통해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관해 조금 더 이해하는 시간을 만들어보려 합니다.27세 여성 E 씨는 인간관계
[정신의학신문 :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명지 전문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인데 강박증까지?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ADHD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집중하기 어렵거나 충동을 참기 어렵다는 뜻이다. 해야 할 일을 빠뜨리는 실수를 하거나, 생각 없이 행동했다가 후회하는 일이 흔하다. 나이를 먹어도 증상이 지속하여 계속 지적당하면서 살다 보면 많이 나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아무리 욕을 먹어도 똑같은 실수를 평생 반복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오히려 실수하지 않으려고 과도하게 애쓴 나머지 실수는 줄지만, 완벽주의와 강박이 심해지는 경
[정신의학신문 : 대한불안의학회 서호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범불안 장애는 우울증과 더불어 가장 흔한 정신질환으로 꼽힌다. 하지만 치료에 적절한 시기나 조기 발견 시에 정신과를 방문하는 경우는 드물다. 불안 증세가 심하다는 것을 당사자 스스로 인식해도, 불안의 정도가 심한 것뿐이겠거니 여기고 장기간 치료 없이 적응하며 생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범불안 장애는 다른 불안장애에 비해 우울증으로의 전이, 알코올 사용 장애 등으로 나아가 공존 질환을 갖는 특징이 있어 더욱더 큰 위험으로 발전할 수 있다. 범불안 장애, 공존 질환의 시작범
[정신의학신문 : 서대문 봄 정신과, 이호선 전문의] 4살쯤이었을까, 아이가 내게 물었다. 가족에 대한 그림책을 보던 중이었다. “엄마한테도 엄마랑 아빠가 있었어요?”“외할아버지랑 외할머니가 엄마의 엄마 아빠야.”“그럼 엄마도 나처럼 어렸던 때가 있었어요? 그때는 엄마의 엄마 아빠랑 같이 살았던 거예요? 아, 그래서 외할아버지네 가면 거실에 엄마랑 외할아버지랑 외할머니랑 같이 찍은 사진이 있는 거구나.” 자문자답하다가 깨달음을 얻은 듯 한참을 골똘히 생각하던 아이는 다시 묻기 시작했다. “그럼 외할아버지의 아빠네 집에 가면 외할아버
[정신의학신문 : 강남 푸른 정신과, 신재현 전문의] “ 사는 게 재미가 하나도 없어요.”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았을 푸념일 겁니다. 꼭 우울증 환자만이 느끼는 감정이 아닌 것 같아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나뿐만 아니라 주변에 가까운 모든 사람들이 해봄직한 생각입니다. 삶의 즐거움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의 화두에 가깝습니다. 우리 인간의 뇌 안 쪽, 가장 깊은 곳은 본능적으로 삶의 쾌락과 즐거움을 추구합니다. 이성과 본능의 줄다리기는 모든 욕구를 다 분출할 수 없게끔 만들지만요. 우리가 지루한 학교 공부와 직장 생활을 버티는 것도
[정신의학신문 : 신림 평온 정신과, 전형진 전문의] 우리는 이따금 갈등으로 인해 감정이 격해진다.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말의 촉을 날카롭게 다듬어 상대의 마음에 꽂는다. 말뿐만이 아니다. 무시하는 태도, 경멸 어린 시선 등등. 어떤 뉘앙스만으로도 이별을 눈치채는 순간이 있지 않은가?즉, 우리는 이미 이별을 마주하기 전 지속적인 갈등을 이어가며 어떤 신호를 주고받는다. 연인관계뿐만이 아니다. 가족, 친구 등 인간관계에서는 수많은 신호가 오간다. 이별은 갑자기 발생하지 않는다. 문제는 관계를 개선하고 싶은 마음이 있
[정신의학신문 : 법무법인 광장 파트너 변호사 이루리 & 구로 연세봄 정신과 박종석 ] 인간은 왜 불륜을 저지를까. 평생 한 사람만을 사랑하고 신뢰를 지키기에 인간은 나약하고 욕망을 다스릴 능력이 부족해서일까.개인의 미성숙과 한 순간의 실수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나 많은 이들이 불륜을 저지른다.“아무도 모를 거야” , “이번이 마지막이야”라는 가냘픈 바람과 다짐도 잠시 뿐, 일탈과 배덕감이 주는 묘한 쾌감 앞에 우리의 인내심은 번번이 무너져 내린다.어찌 영원한 비밀이 존재하겠는가. 비밀스러운 일탈이 부른 파장은 조금씩, 확실하게 가족의
[정신의학신문 : 당산 숲 정신과, 이성찬 전문의] 다시는 안 하겠다 하고선틈만 나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들락거리는 남자증권 초단타매매에 열을 올리며어떤 날은 밤을 꼬박 지새워 회사에 지각도 하는 남자말려도 화를 내도 변하지 않는이런 남자와 계속 사귀어야 할까? 아빠가 노름에 빠져가산을 탕진하고 엄마와 이혼하는 바람에어렸을 때부터 고생을 많이 하고 자란 나는절대 노름 좋아하는 남자는 만나지 않으려 했다.정직하게 일하고 번 만큼 알뜰하게 쓰면서알콩달콩 행복하게 살아가는 소박한 꿈을 꾸며 살았다.그런데 내가 사랑하
[정신의학신문 : 사당 숲 정신과, 최강록 전문의] 내 것보다 네 것이 더 탐스러워 보일 때 – 고깃덩어리를 입에 문 개욕심 많은 개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먹을 게 있으면 재빨리 달려들어 낚아챈 후 멀리 가서 혼자 먹곤 했죠. 아무리 양이 많아도 누군가와 나눠 먹는 일이 없었습니다. 힘세고 성질이 불같아 누가 나무랄 수도 없었습니다. 개는 그렇게 사는 게 전혀 불편하지 않았습니다.어느 날 잔칫집에 가서 실컷 얻어먹고 고기 한 덩어리를 챙겨 입에 문 채 기분 좋게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강을 만났습니다. 강을 건너야 집에
[정신의학신문 :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슬비 전문의] 성인 ADHD – 대학생활 적응기대학에 들어가서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ADHD 증상이 있으면, 예전과는 다른 종류의 어려움에 처하게 됩니다. 초, 중, 고등학교 때에는 짜 놓은 시간표에 따라가면 되고, 학교건 학원이건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었는데, 대학이 되면 그처럼 시키는 사람이 없습니다. 해야 할 것을 안 했다고 지적하고 혼내는 사람도 없으며, 다양한 정보를 알아봐 주고 선택해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대학에서는 자신이 직접 정보를 찾아보고, 선택하고, 늦기 전
[정신의학신문 : 서대문 봄 정신과, 이호선 전문의] 시댁이 먼저냐 처가가 먼저냐, 이것이 문제로다-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더 많이 아프기 마련이다후배의 지인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중매로 만난 남녀가 교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결혼했다. 양가 부모끼리 잘 아는 사이라 믿음이 컸기에 별 어려움 없이 혼사가 이루어진 것이다. 주변 사람 대부분이 부모 교육을 잘 받은 이들 부부가 행복한 가정을 이루리라 생각했다.결혼 후 첫 번째로 맞은 명절이었다. 남편은 당연히 자기 부모님께 갔다가 나중에 처가를 들를 생각이었다. 그런데 아내 생각은
[정신의학신문 : 신림 평온 정신과, 전형진 전문의] 우리는 수줍어하거나, 낯을 가리는 이에게 사교성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사교성’은 남과 쉽게 사귀는 성질, 사회를 형성하려는 인간의 특성을 가리킨다. 사교성이 꼭 뛰어날 정도로 좋아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사회, 인간관계에서 뛰어난 사교성이 높은 미덕으로 취급받는 건 사실이다. 사회성이나 사교성을 키우고 싶다는 고민은 인터넷상에서 쉽게 볼 수 있다.시원시원한 성격으로 모두와 금세 친구가 되는 사람을 부러워해 본 적이 다들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겐 저렇게 손쉬워 보이는 일이 어
[정신의학신문 : 광화문 숲 정신과, 김인수 전문의] 과도한 업무시간, 업무량은 현대의 대다수 직장인들이 겪는 문제일 것이다. 현대로 올수록 우리는 더 많은 일을, 더 효율적으로 처리하기를 요구받는다. 우리가 학교를 다닐 때와 비교해서 지금의 아이들 또한 더 많은 과목의 수업을 들으며, 더 많은 양의 과제에 파묻혀 지낸다.하지만 많은 연구에서, 과도한 업무시간은 오히려 업무효율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보였다. 공부와 관련해서도, 책을 오래 붙잡고 있는다고 해서 공부가 잘 되는 것은 아님을 우리는 모두 안다. 베토벤은 오후마다 산책을 길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는 왜 악인에게 매혹되는가.우리는 노파의 머리통을 도끼로 찍어버리는 '죄와 벌'의 주인공에게 이입하기도 하고, 전기톱으로 동료를 썰어버리는 '아메리칸 싸이코'의 주인공에게 이입하여 빠져들기도 한다. 우리는 오랫동안 악역의 눈으로 세상을 들여다보는 이야기에 매료되어 왔다.악역에 열광하고, 악역이 주인공인 스토리에서 더 강한 감정적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그 정도의 악인이 아니다.우리는 왜 악인에게 이입하게 되는가. #'하우스 오브
[정신의학신문 :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임찬영 전문의] “요즘 들어서 짜증을 내는 경우가 많아요. 제 성격이 원래 그렇게 모난 편은 아니었는데 요즘엔 스스로가 너무 예민한 사람이라 느끼게 됩니다.상사가 지나가다 한 마디만 해도 순간 화가 나고, 동료 직원이 별거 아닌 부탁을 하는데도 괜히 감정이 상합니다. 회사에서는 화를 꾹 참고 일을 하다가도 집에만 가면, 가족들에게 사소한 일로 짜증을 부리곤 합니다.이렇게 별 것 아닌 일로 쉽게 울컥하고 감정을 소모하고 나면 마음이 좋지가 않아요. ‘이러면 안 되지’ 하면서도 다시 짜증
[정신의학신문 : 김재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건강의학과와 어쩌면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도 생각하실 수 있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바로 조루증입니다. 국내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조사에 따르면 대략 성인 남성 4명 가운데 1명이 조루증과 이로 인한 성관계에서의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4분의 1이면 단순하게 생각해 대한민국에서 서울시 인구가 차지하는 정도보다 큽니다.그러나, 원만한 성관계가 파트너와의 친밀감을 확인하고 행복한 삶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성과 관련된 문제는 민망함 때문에 공개적으로 입에
[정신의학신문 : 광화문 숲 정신과, 정정엽 전문의] ‘현시창’이라는 단어의 뜻을 알고 있다면, 아는 것을 넘어 이미 사용까지 하고 있다면 당신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의 현실을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현시창은 현실은 시궁창이라는 말의 줄임말로, 각종 SNS의 댓글에서 자주 쓰이는 말이다. TV 드라마 주인공을 생각해보자. 많은 드라마의 주인공이 재벌, 연예인, 사업가 등 재력을 지닌 존재로 그려진다. 그에 비해 현실은 어떠한가? 청년 실업률이 줄어들기는커녕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부모 찬스를 쓰지 않으면 구입할
[정신의학신문 : 당산 숲 정신과, 이슬기 전문의]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연말에는 무엇이 생각나는가? 각종 연말 세일과 캐럴, 흰 눈발이 휘날리는 거리, 아파트 화단 나무마다 걸쳐져 있는 조악한 꼬마전구. 연말은 그 화려함과 더불어 더없이 사람을 쓸쓸하게 만든다. 또 이렇게 일 년이 갔구나, 허탈함이 들기도 한다.마음이 퍽퍽해지는 건 비단 연말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꼬박꼬박 일상을 살아나가다가도 갑자기 밀려드는 고단함에 방전된다. 그저 쉬고 싶다는 마음을 넘어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살다 보면 뭐가
[정신의학신문 : 서대문 봄 정신과, 이호선 전문의] 소통의 방식 – 호칭과 말투- 배려와 존중은 말에서부터 시작된다부부싸움은 대개 사소한 말로부터 발단한다. 배우자의 심리 상태나 현재 상황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무심히 툭 던진 말 한마디가 심장을 찌르는 비수가 된다. 같은 말이라도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사람의 뉘앙스가 다 다르다. 내 딴에는 남편이나 아내의 기분을 좋게 해주려고 신경 써서 한 말인데, 오히려 화근이 되기도 한다. “와, 오늘따라 딴사람처럼 보이는데? 정말 예쁘다.”아내 기분을 맞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