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어떻게 다른 걸까요? 흉기를 들고 무표정한 표정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잔인하게 살인하는 연쇄살인마의 모습은 어쩐지 사이코패스에 좀 더 어울립니다. 그에 반해 소시오패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정장을 입고 큰 사업체에서 근무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며 아무렇지 않게 이기적이고 끔찍한 꿍꿍이를 꾸미는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도 인터넷을 찾아보면 사이코패스는 어떠어떠하지만 소시오패스는 어떠하다,라는 식의 이야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정말로 이 둘은 어떻게 다른 것일까요?

 

 

 결과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는 대동소이합니다. 사이코패스는 한국말로 정신병질자(Psychopaths)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이 이름이 유명해지기 시작한 것은 1941년에 Hervey Cleckley라는 사람이 『건강이라는 이름의 가면(The Mask of Sanity)』이라는 저서를 통해 기술하면서부터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겉으로는 정신병으로 보이지 않지만, 행동이 혼란하고 현실과 사회의 요구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중에서도 겉으로는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 전혀 책임감이 없고, 타인의 감정이나 관심에 대해 고려하지 않는 사람들의 양상에 대해 기술하였습니다.

그 뒤로 '정신병질자'라는 용어가 수십 년간 사용되어 왔고, 사회병질자(Sociopaths)라는 용어는 그러한 환자들의 어려움이 사실은 정신적인 것에 있지 않고 사회적인 원인, 사회적인 관계에 있다는 생각을 반영하면서 더러 사용되어 왔습니다. 즉, 정신병질과 사회병질은 진단명의 방향성이 다를 뿐, 같은 집단의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이코패스는 어떠하지만 소시오패스는 어떠하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들은 대부분 정확한 근거가 없습니다. 

 

 

 정신병질적이거나 사회병질적인 부류의 사람들은 대부분 냉담하고, 무책임하고, 폭력적이거나 파괴적인 행동을 일삼고, 반사회적인 행동을 합니다. 그리고 지난번 영상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러한 환자들을 DSM에서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라고 부르고 있는데, 문제는 DSM-3에 이르러서부터 '반사회적 인격장애'라는 진단명이 아우르는 범위가 기존의 '정신병질자(사이코패스)'라는 진단 범주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DSM-3 시절만 하더라도 교도소에 투옥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하였을 때(Hare, 183; Hart, Hare, 1998), DSM의 반사회적 인격장애에 해당하는 사람은 수감자 중 50~80%에 육박하였지만, 실제 '사이코패스'에 해당하는 사람은 수감자 중 25%만에 해당된다는 결과가 나타나기도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DSM에서 이야기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는 '반사회적 행동', '객관적인 행동 양상'에 초점을 맞춰서 보고 있지만, '정신병질자'에 대한 기술은 생활 형태나 내적인 감정 상태, 습관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온안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김총기 원장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온안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학사, 석사, 전공의
한양대학교병원 외래교수
저서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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