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김재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근 들어 모태솔로이면서 자신이 에이로맨틱Aromantic인 것 같다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꽤 늘었습니다. Aromantic이란 무엇인지, 이러한 진단은 어떻게 내리게 되는지, 모태솔로라고 해서 Aromantic일 가능성이 큰 것인지 등에 대해서 말씀드리려 합니다.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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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Aromantic인 분들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Aromantic이라는 개념은 사실 일반적인 사랑의 개념에서 시작된 게 아니라, 성소수자에 관한 분들이 먼저 이야기기하면서 최근에 화두가 된 개념입니다. 내가 나의 성별을 여자라고 생각하고 여자를 좋아하는지, 남자를 좋아하는지 또는 내가 남자라고 생각하고 여자를 좋아하는지, 남자를 좋아하는지, 내 정체성이 남자도 여자도 아닌 제3의 성별이고, 내가 사랑하는 대상은 어떻게 되는지… 이런 식으로 사랑에 관해서 조금씩 세분화되다가 나온 개념이 Aromantic(무로맨틱: 누구에게도 로맨틱한 감정을 느끼지 않는)이라는 개념입니다.

 

Q Aromantic의 성향은 고정된 것인가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Aromantic인 시기가 조금씩은 있습니다. ‘Aromantic’이라는 단어로 정의하기보다는 사랑을 못 느끼는 시기가 있어요. 주로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이성에 대한 개념이 아직은 거의 없고, 동성 친구와 즐겁게 노는 것이 핵심 과제이기 때문에 사랑에 관해서 생각을 할 수 없는 단계예요.

최근에 젊은 분들 진료를 하면서 느끼는 점은 본인의 상황이 너무 안 좋은 경우, 경제적인 이유에서 안 좋거나 직장 문제가 생기거나 그런 경우에도 역시 연애에 대한 생각이 없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어떻게 보면 환경 때문에 생기는 그런… 연애가 필요하지 않은, 또는 연애를 할 수 없는 그런 시기인 거죠. 그래서 만약에 지금이 그런 시기에 해당된다면, 이건 Aromantic인지 아닌지를 고민하실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또 다른 측면에서 살펴봐야 할 것은 바로 부모님에 관한 부분입니다. 연애의 시작은 남성호르몬 혹은 여성호르몬에 의한 것도 있지만, 내가 경험한 사랑이 어떠했는지에 따라 분명히 영향을 받게 돼요. 부모님이 사랑하는 또는 내 주변 사람들이 사랑하는 광경을 보면서 ‘사랑을 하는 게 이런 거구나!’, ‘사랑을 받는 게 이런 거구나!’ 이런 것들을 느끼셔야 되는데, 주로 가정환경이 조금 혼란스러우신 경우에는 본인의 사랑을 찾아가는 데 시간이 훨씬 더 걸립니다. 다른 분들은 이게 사랑인지 아닌지 고민하지 않고 ‘이거는 사랑이다.’로 시작이 되는데, 부모님의 사랑을 보면서 혼란스러우셨던 분들은 ‘이게 정말 사랑일까?’, ‘이 사랑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까?’, ‘쉽게 끝나지는 않을까?’, ‘내 원래 모습을 저 사람이 받아줄 수 있을까?’, ‘저 사람의 원래 모습을 내가 받아줄 수 있을까?’ 이런 것들을 고민하게 되면서 사랑을 시작하는 데 집중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랑을 조심하는 데 집중하게 되세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분들이 연애 감정이 없다고 할 때는 본인의 경험, 가정에서의 경험 때문인지 현재 상황 때문인지 이런 것들을 먼저 확인해 봐야 합니다. 즉, 부모님에 관련된 부분들 그리고 본인이 현재 처해 있는 부분들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난 다음에 그분이 정말 Aromantic인지 아닌지가 어느 정도 구별이 돼요.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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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Aromantic인 분들은 아예 연애 경험이 없는 분들인가요?

Aromantic인 분들도 처음에는 로맨스를 시작하세요. 본인이 노력해서 시작을 하고, 몇 번의 경험을 한 다음에 ‘나는 Aromantic인 것 같다.’고 스스로 정의를 내리는 편이지요. 그런데 아직 연애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는 자신이 Aromantic에 해당하는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이지요.

 

오늘은 Aromantic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모태솔로인 분들도 일단 연애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한번 시도해 보시고, 몇 번의 시도 끝에 정말 연애 감정이 들지 않는다면 그때 본인의 성향을 정의해도 충분할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삼성 마음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김재옥 원장

김재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삼성마음숲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국립공주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저서 <정신건강의학과는 처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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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생님 경험까지 알려주셔서 더 와닿아요. 재옥쌤 짱!"
    "정말 도움됩니다. 조언 들으며 자유를 느꼈어요. 실제로 적용해볼게요."
    "늘 따뜻하게 사람을 감싸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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