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오수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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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월부터 시작해서 5월, 늦게는 6월까지 초등학교에 새로 입학한 아이들이 외래를 많이 찾아옵니다. 조절 능력이 부족한 ADHD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면, 갑자기 늘어난 규칙들을 지키기 어려워하고 또 선생님께 자주 지적을 받게 되면서 생기는 일입니다. 최근에는 COVID-19를 거치며 1학년 혹은 2학년까지 등교를 잘 안 하다가 매일 등교하게 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ADHD 증상으로 인한 학교적응 문제가 뒤늦게 발견되어 병원을 찾아오기도 합니다. ADHD에 대한 정보들이 미디어와 인터넷에 많이 공유되며 ADHD 아이들에 대한 대국민적 인식도 상당히 개선되었고, 학교 선생님들도 ADHD 아이들에 대한 교육을 받고 지도 경험이 쌓이면서 학기 초에 담임선생님이 먼저 부모님들께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권유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아이가 ADHD로 처음 진단받았을 때 이것을 학교에 알려야 할지 고민하시는 부모님을 많이 뵙게 됩니다. 우리 아이가 ADHD 진단을 받은 것을 알게 되면 선생님이 우리아이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고 보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시는 것 같습니다.

학교 선생님께 우리 아이가 ADHD로 진단받았다고 알려야 할까요? 아이마다 상황이 다르기에 “예/아니오” 로 단순하게 말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학교적응과 또래 관계에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굳이 먼저 부모가 나서서 알릴 이유가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ADHD 증상으로 인해 학교적응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에는 학교 선생님과 부모님 간의 긴밀한 의사소통이 아이의 치료 경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아이의 학교적응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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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학교 선생님께 아이가 ADHD로 진단받은 것을 어떤 방식으로 공유해 드리고 치료에 어떤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을까요? 

학교 선생님께 아이의 ADHD 진단을 알릴 때는 아이의 치료 상황을 같이 공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약물치료를 진행하는지, 비약물치료는 어떻게 진행하는지, 아이의 행동 문제에 대한 가정에서의 대응은 무엇인지, 아이에게 진단과 약물치료 등에 대해서 어떻게 설명되었는지, 학교에서 투약이 필요하지는 않은지 세부적으로 공유하고 아이의 행동과 증상에 대한 관찰을 부탁드리는 것이 좋습니다. 

 

ADHD 약물은 치료반응이 좋은 편이나 다른 정신과 약제와 마찬가지로 용량에 따른 치료반응부작용을 관찰해가며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치료 초기 처음으로 시도하는 약제는 메틸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 성분인데 오전에 복용하게 되면 약물의 작용 시간이 주로 학교에서 생활하는 시간대가 되어 학교에서의 아이 행동변화가 약물조절에 중요한 정보가 됩니다. 또한 초등 저학년 시기에는 ADHD 아이들의 기능저하가 가정보다는 학교에서 많기 때문에 학교에서의 증상조절이 중요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 학교 선생님께서 아이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치료 중임을 인지하시면 아무래도 아이의 증상을 좀 더 면밀한 관찰하시게 되고 그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약물치료를 계획할 수 있습니다. 

비약물적 치료를 진행할 때 학교선생님이 도움이 큰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비약물적 치료방법인 부모훈련은 주로 행동과학적 원리에 기반하여 아이들이 조절능력을 습득하도록 돕는 과정을 부모가 이해하여 아이에게 적용하는 것인데 이를 학교에서의 생활지도와 보조를 맞추어 선생님과 함께 시행하게 되면 그 효과가 배가 됩니다. 저에게 ADHD 진단을 받은 아이 중에 학교에서 친하게 지내고 싶은 친구들을 툭툭 치고 다녀서 친구들과 자주 갈등과 오해가 많았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아이 표현이 치는 것이지 실제로는 거의 때리는 수준이었는데요. 가정에서도 어린 동생들을 한시도 가만히 두지 않고 툭툭 치면서 장난을 걸어서 문제가 되었습니다. 약물치료하며 산만했던 수업태도도 좋아지고 감정기복도 많이 줄어들었는데 유독 툭툭 치는 행동이 계속되었습니다. 이에 부모님을 설득하여 학교에 아이의 진단과 치료과정을 설명하고 담임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고맙게도 담임선생님께서 부모님과 같은 규칙으로 아이를 대했고 매일 아이 행동에 대해 부모님께 따로 피드백을 주셔서 그 정보를 기반으로 부모님이 아이에게 적절하게 보상과 격려를 하게 되면서 문제행동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아이가 교실에서 말썽을 자꾸 일으키면 담임선생님은 반복적으로 지적을 하고 규칙에 대한 훈육과 지도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조절능력 저하로 행동개선이 잘 되지 않는 ADHD 아이들은 반복적으로 지적을 받고 혼나게 되면서 자신감이 떨어지게 되고 심한 경우 누적된 부정적 경험이 우울증의 씨앗이 되기도 합니다. 선생님께서 아이의 ADHD 증상과 어려움을 잘 알게 되면 아이가 학교에서 불필요한 부정적 피드백을 받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학교 선생님은 가정과 병원에 학교에서의 아이 상황을 잘 전달해 주셔서 문제행동에 대해 일반적인 야단이나 지적이 아니라 약물조절과 긍정강화 등의 방법을 통해 아이의 증상이 잘 조절될 수 있도록 도와주실 수 있습니다. 

ADHD 진단을 학교선생님께 알리는 것은 부모 입장에서 고민이 많이 되는 일일 것입니다. 선생님이 색안경을 끼고 우리 아이를 보지 않을까 라는 우려도 있으시겠지만, 학교 선생님의 개입이 전반적으로 초등 저학년 ADHD 아동의 치료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많다는 것을 알아 두셨으면 좋겠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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