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좋은 생각만 하고, 예쁜 말만 쓰렴.”

-“바라는 대로 이루어질 거야.”

-“너는 왜 이렇게 매사에 부정적이니?”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기를 은연중에 기대합니다. 부정적인 언행을 일삼는 친구와 하루 종일 같이 있으면, 괜히 나까지 우울해지면서 부정적인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것 같기도 합니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부정적인 생각이나 의구심을 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긍정적인 측면에서 생각하고 기꺼이 신뢰하고자 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그렇다면 우리의 생각과 믿음이 실제로 우리의 신체나 행동, 결과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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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심리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일종의 ‘자기 암시 효과’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어떤 병이 있는 환자에게 가짜 약을 처방했을 때 병세가 호전될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있는 경우, 어느 정도 약효과 발휘된 데서 위약 효과, 플라시보 효과라는 이름이 붙게 됐습니다. 실제로 이와 같이 긍정적 믿음이 있는 상태에서 가짜 약을 먹을 경우, 뇌에서는 엔도르핀이 분비되는데, 그로 인해 통증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플라시보 효과를 입증한 여러 연구와 사례들이 있습니다. 1794년 게르비(Gerbi)라는 이탈리아 의사는 이상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치통 환자의 이에 벌레의 분비물을 발랐더니 환자의 68퍼센트가 일 년 동안 치통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특별히 그 벌레의 분비물이 치통에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었지만, 게르비나 환자 모두 효과가 있을 것이라 믿었고, 실제로도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지요.

또 제2차 세계대전 때 약이 부족해서 통증 완화제 대신 식용수를 투약했더니, 병사들의 통증이 나아졌던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플라시보 효과는 다음과 같은 경우에 더욱 효과가 좋아진다고 합니다.

 

플라시보 효과가 더욱 좋은 경우

  1. 환자가 의사와 병원을 신임할수록 효과가 좋다.
  2. 한 번 약을 먹어서 그 약의 효과를 본 환자일수록 효과가 좋다.
  3. 똑같은 약이라도 가격이 비싸다는 것을 알고 복용하면 효과가 더 크다.
  4. 솔직하고 순진한 성격의 사람일수록 새로운 경험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므로 효과가 더 크다.

 

이처럼 플라시보 효과는 환자의 믿음이 강할수록, 효과를 본 경험이 기억에 각인되어 있을수록, 또 비싼 약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경우 더 큰 기대 심리가 작용하면서 커지게 된다고 합니다. 우리의 믿음과 긍정적 기대, 수용성 등이 실제로 우리의 뇌와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반대로 부정적인 생각이나 의심 등은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닐까요? 이러한 사실을 입증한 연구나 사례들도 있는데요, 34명의 학생들에게 실제로는 전기가 흐르지 않는 전극을 머리에 붙이도록 한 다음, 전기가 머리로 흘러 들어가 두통을 일으킬 것이라고 이야기하자, 3분의 2 이상의 학생들이 두통을 호소하였다고 합니다. 신체에 위험할 수 있는 전기 자극이 자신에게 가해질 것을 예측한 학생들에게 실제로 두통이라는 신체 반응이 나타난 것이지요.

이처럼 부정적인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 설명을 듣는 경우, 실제로 통증이 심해지거나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나는 것을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라고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의사가 약을 올바로 처방했는데도 환자가 의심을 품으면 약효가 나타나지 않는 현상이 있습니다.

이 효과 역시 일종의 심리학적 기대 효과로 환자의 부정적 믿음이 자기암시로 작용하여 실제 치료 효과에 안 좋은 영향을 가져오는 것인데요, 효과가 없는 약도 환자가 약효를 믿으면 병세가 개선되는 현상인 플라시보 효과와는 정반대인 경우입니다.

노시보 효과는 신체적 통증이나 심리적 불편감뿐 아니라, 집단 히스테리도 설명해 줍니다. 괴질이 돈다는 소문이 돌 때, 마을 사람들이나 학교의 재학생 중 상당수가 이유 없는 설사나 통증을 호소하며 괴질의 증상들을 보이는 것도 노시보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렇듯 플라시보 효과와 노시보 효과를 통해 우리는 인간의 정신, 특히 개인의 믿음은 인간의 행동과 감정 그리고 신체에까지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어른들이 괜히 좋은 말만 하고, 좋은 생각만 하라고 말씀하는 것이 아니었네요. 

 

과거에 미래에 대한 큰 기대 없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던 한 연예인이 어느 날 ‘생각의 전환’이라는 큰 깨달음을 얻고 내일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은 후부터 하는 일마다 술술 풀리고, 정말로 생각한 대로 말한 대로 이루어졌다는 고백을 했는데요, 그 연예인은 국민 MC로 너무나 유명한 유재석 씨입니다. 물론 그날 이후로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하고 노력했을 것입니다.

그렇더라도 그가 만약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생각에만 빠져서 긍정적인 생각과 믿음으로 생각의 전환을 하지 못했다면, 과연 지금 영광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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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 씨가 직접 노랫말을 지은 <말하는 대로>라는 곡의 가사가 유독 마음을 잡아끄는 날입니다. 여러분도 가사의 내용을 함께 감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말하는 대로>

나 스무 살 적에 하루를 견디고 
불안한 잠자리에 누울 때면 
내일 뭐하지, 내일 뭐하지 걱정을 했지 
두 눈을 감아도 통 잠은 안 오고 
가슴은 아프도록 답답할 때 
난 왜 안 되지, 왜 난 안 되지 되뇌었지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다곤 믿지 않았지 
믿을 수 없었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할 수 있단 건 거짓말 같았지 
고개를 저었지 


그러던 어느 날 내 맘에 찾아온 
작지만 놀라운 깨달음이 
내일 뭘 할지, 내일 뭘 할지 꿈꾸게 했지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단 걸 눈으로 본 순간 
믿어 보기로 했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할 수 있단 걸 알게 된 순간 
고갤 끄덕였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단 걸 
알지 못했지 그 땐 몰랐지 


지금 바로 내 마음속에서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다고 될 수 있다고 
그대 믿는다면

 

신림평온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전형진 원장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림평온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국립공주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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