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립니다 : 21일 서울숲 방문은 개인적으로 방문한 제주도에서 귀국시 19일 발병한 공황발작으로 참석하지 못하여, 제주도에서의 사려니 숲 이야기로 대신합니다. 2022년 5월 18일. 제주, ‘사려니 숲’ 완주 동쪽입구에서 찍을 수 있는 스탬프 이제껏 사려니 숲을 수 없이 다녔지만, ‘완주’의 개념으로 바라보지 않은 탓인지 한 쪽 출입구로 들어갔다가 적당히 숲을 즐기고, 다시 돌아 나오는 방식으로만 다녔다. 사려니 숲이 생각보다 길고, 그 길을 정복(?) 하려면 꽤 걸어야 하기에 엄두도 못 냈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 방문에 어쩌다, 정말 어쩌다 숲의 한 방향(13KM)을 완주하게 되었는데, 그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사려니 숲 간략한 지도 (동쪽 10에서부터 북쪽1까지 걸었다. 13KM정도 된다. 허, 말도 안된다.) 이번에도 사려니 숲은 나에게 동네 뒷마당처럼 산보하기 좋은 코스였다. 작정하기를 느즈막히 일어나 커피도 한 잔 내려 마시고, 동네도 슬슬 돌아보고 그렇게 천천히 동쪽입구로 도착했다. 지난번에 북쪽입구로 들어가봤으니 이번에는 동쪽입구로 가보자는 심산이었다. 아차, 동쪽입구는 벅적벅적, 포장마차들이 있다. 그걸 잊었다. 하지만 동쪽입구에는 휠체어 및 노약자가 다닐 수 있는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다. 그것이 나를 만족시켰다. 그 길과 상관없이 처음부터 아찔한 오르막길을 올라야 했지만. 확실히 북쪽입구보다 동쪽입구의 길이 더 현란하다. 북쪽길은 완만한데 비해, 동쪽길은 길의 형태(흙, 아스팔트, 잣나무 덮힌 길)이 번갈아 나온다. 덤불 속 나무 뿌리들과 큰 돌이 나오는 것도 덤이다. 북쪽입구와 다른 점이 또 있다. 나무들의 종류이다. 유독 ‘참식나무’가 많았다. ‘백신목강자’라고 부르기도 하며 한국 남쪽, 중국과 대만 일본에서 자라는 나무라고 한다. 제주에서도 한라산 남쪽사면 해발 600미터 이하에서 잘 자란다고 알려져 있다. 참식나무 참식나무 동쪽 10번에서부터 북쪽 1출입구 1번까지 나오게 된 데에는 나름의 사정이 있었는데, 동쪽 길이 험난하다보니 이렇게 저렇게 걷고 걷고 하다 정신을 차려보니 4.9KM를 걸어버린 것이었다. 5KM가까이 걸어버린 상황에서 아직 에너지는 조금 남아있고, 죽어도 험난한 5KM를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유명한 장면이 기억나는가? 그때의 나는 나에게 Don’t go!를 외쳤을 것이다.)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앞으로, 자꾸 골반의 반사신경으로 앞으로만 나아갔다. 숲의 모습들 숲의 모습들 앞으로 나아갈수록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비가 오던 날의 사려니 숲 처럼, 사람들이 찾지 않을법한 곳에 있음이 분명했다. 주변에 ‘야생동물 출몰지역’ 현수막이 나부꼈다. ‘멧돼지’ 라든가 ‘뱀’이런걸 그려놓고 그 근처에 벤치를 놓았다. 아-이 얄궂은 사람들 이여. 내가 마음 놓고 쉴 수 있겠는가. 그때, 저 앞에 노루 한 마리가 보였다. 내가 걷는 길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었다. 나는 거의 반자동으로 걷고 있었고, 무서웠지만 카메라를 찾고 있었다. 그런 나를 발견한 소심한 노루는 순식간에 숲으로 사라졌다. 야생동물이 출몰하는 지역이 맞았다. 멧돼지가 아니고 노루여서 정말 다행이었고, 신비로웠다. 비록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자그마한 순한 몸집과 날렵한 놀림은 잊지 못할 것이다. 아, 정말 내가 숲 한가운데 있구나… 실감한 순간이었다. 그 때 내가 발견한 또 다른 재미있는 생태의 자국이 있었다. 관련기사 [숲치유] 아주 사적인 숲의 일기2 [숲치유] 아주 사적인 숲의 일기1 [책소개] 죽고 싶은 내 두 손에 식물이 [죽고 싶은 내 두 손에 식물이] 35화 숲(2) - 마지막 회 [죽고 싶은 내 두 손에 식물이] 34화 숲(1) [숲치유] 아주 사적인 숲의 일기 4 [숲치유] 아주 사적인 숲의 일기 5 [숲치유] 아주 사적인 숲의 일기 6 [숲치유] 아주 사적인 숲의 일기 7 [숲치유] 아주 사적인 숲의 일기 8 키워드 #숲 #식물 심경선 info.psynews@gmail.com 다른기사 보기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만 안 본 뉴스 ‘부부’는 끝났지만, ‘부모’로 남으려면 [Doctor's Mail] 뜻하지 않은 불행을 받아들이기가 너무 어려워요 나의 배우자가 외도를 하고 있다 [Doctor's Mail] 여성인데 폭력성이 너무 심해요 오래 기억하는 학습법 [박탈감] 그래도 열심히 살았는데, 이게 뭐지? 물건이 아닌, 삶을 비워내는 사람들 ‘부부’는 끝났지만, ‘부모’로 남으려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닫기 기사 댓글 0 댓글 접기 댓글 내용입력 비회원 로그인 이름 비밀번호 댓글 내용입력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회원 로그인 비회원 글쓰기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로그인 옵션 창닫기 주요기사 [숲치유] 아주 사적인 숲의 일기 12 발칙한 이솝 우화 (19) 이제야 내 진가를 제대로 알아봐 주는군 – 까마귀와 여우 친구가 나에게 거리를 둘 때 대처할 수 있는 방법 - 마음우체국 반려동물과의 이별로 힘든 마음을 위한 상담 [마음우체국] 애정결핍으로 인한 집착때문에 연인들이 떠나가요 Aromantic과 모태솔로
* 알립니다 : 21일 서울숲 방문은 개인적으로 방문한 제주도에서 귀국시 19일 발병한 공황발작으로 참석하지 못하여, 제주도에서의 사려니 숲 이야기로 대신합니다. 2022년 5월 18일. 제주, ‘사려니 숲’ 완주 동쪽입구에서 찍을 수 있는 스탬프 이제껏 사려니 숲을 수 없이 다녔지만, ‘완주’의 개념으로 바라보지 않은 탓인지 한 쪽 출입구로 들어갔다가 적당히 숲을 즐기고, 다시 돌아 나오는 방식으로만 다녔다. 사려니 숲이 생각보다 길고, 그 길을 정복(?) 하려면 꽤 걸어야 하기에 엄두도 못 냈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 방문에 어쩌다, 정말 어쩌다 숲의 한 방향(13KM)을 완주하게 되었는데, 그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사려니 숲 간략한 지도 (동쪽 10에서부터 북쪽1까지 걸었다. 13KM정도 된다. 허, 말도 안된다.) 이번에도 사려니 숲은 나에게 동네 뒷마당처럼 산보하기 좋은 코스였다. 작정하기를 느즈막히 일어나 커피도 한 잔 내려 마시고, 동네도 슬슬 돌아보고 그렇게 천천히 동쪽입구로 도착했다. 지난번에 북쪽입구로 들어가봤으니 이번에는 동쪽입구로 가보자는 심산이었다. 아차, 동쪽입구는 벅적벅적, 포장마차들이 있다. 그걸 잊었다. 하지만 동쪽입구에는 휠체어 및 노약자가 다닐 수 있는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다. 그것이 나를 만족시켰다. 그 길과 상관없이 처음부터 아찔한 오르막길을 올라야 했지만. 확실히 북쪽입구보다 동쪽입구의 길이 더 현란하다. 북쪽길은 완만한데 비해, 동쪽길은 길의 형태(흙, 아스팔트, 잣나무 덮힌 길)이 번갈아 나온다. 덤불 속 나무 뿌리들과 큰 돌이 나오는 것도 덤이다. 북쪽입구와 다른 점이 또 있다. 나무들의 종류이다. 유독 ‘참식나무’가 많았다. ‘백신목강자’라고 부르기도 하며 한국 남쪽, 중국과 대만 일본에서 자라는 나무라고 한다. 제주에서도 한라산 남쪽사면 해발 600미터 이하에서 잘 자란다고 알려져 있다. 참식나무 참식나무 동쪽 10번에서부터 북쪽 1출입구 1번까지 나오게 된 데에는 나름의 사정이 있었는데, 동쪽 길이 험난하다보니 이렇게 저렇게 걷고 걷고 하다 정신을 차려보니 4.9KM를 걸어버린 것이었다. 5KM가까이 걸어버린 상황에서 아직 에너지는 조금 남아있고, 죽어도 험난한 5KM를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유명한 장면이 기억나는가? 그때의 나는 나에게 Don’t go!를 외쳤을 것이다.)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앞으로, 자꾸 골반의 반사신경으로 앞으로만 나아갔다. 숲의 모습들 숲의 모습들 앞으로 나아갈수록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비가 오던 날의 사려니 숲 처럼, 사람들이 찾지 않을법한 곳에 있음이 분명했다. 주변에 ‘야생동물 출몰지역’ 현수막이 나부꼈다. ‘멧돼지’ 라든가 ‘뱀’이런걸 그려놓고 그 근처에 벤치를 놓았다. 아-이 얄궂은 사람들 이여. 내가 마음 놓고 쉴 수 있겠는가. 그때, 저 앞에 노루 한 마리가 보였다. 내가 걷는 길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었다. 나는 거의 반자동으로 걷고 있었고, 무서웠지만 카메라를 찾고 있었다. 그런 나를 발견한 소심한 노루는 순식간에 숲으로 사라졌다. 야생동물이 출몰하는 지역이 맞았다. 멧돼지가 아니고 노루여서 정말 다행이었고, 신비로웠다. 비록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자그마한 순한 몸집과 날렵한 놀림은 잊지 못할 것이다. 아, 정말 내가 숲 한가운데 있구나… 실감한 순간이었다. 그 때 내가 발견한 또 다른 재미있는 생태의 자국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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