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이제 MBTI는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는 대화 주제가 됐습니다. 소개팅 자리에서, 혹은 분위기가 어색할 때 우리는 서로의 MBTI를 물어보며 상대를 알아갑니다. 그런데 과연 어떤 지표로 나의 성격유형을 규정하는 걸까요? ‘E’는 언제나 외향적인 사람인 걸까요? 친숙한 줄 알았던 MBTI의 낯선 모습. 잘 알려지지 않았던 MBTI 4그룹(E-I / S-N / F-T / J-P)의 측정기준을 시리즈로 살펴봅니다. 한국 MBTI 연구소에서 발행된 Form Q 매뉴얼을 참조했음을 밝힙니다.

 

벌써 5월, 여름이 한 걸음 앞으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곧 상반기의 보상과도 같은 여름휴가 시즌이 돌아옵니다. 이맘 때쯤이면 따뜻해진 바람 따라 마음도 살랑이고는 하지요. 서둘러 여행지를 정하고, 숙소를 예약하는 등 휴가 준비를 시작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여러분의 마지막 휴가는 누구와 함께였나요? 그리고 그 여행의 계획을 세운 건 누구였나요? 여러 명과 함께하는 여행에서는 항상 계획을 주도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반면 준비 과정 자체를 어려워하며 즉흥 여행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러한 성향의 차이는 여행뿐만 아니라 일의 수행과정에서 종종 나타납니다. 숙제만 하더라도 먼저 끝낸 뒤 노는 사람이 있고, 제출 기한이 임박할 때까지 미루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요.

 

이러한 차이를 MBTI(Myers-Briggs-Type Indicator,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에서는 ‘판단(J, Judging)형’과 ‘인식(P, perceiving)형’으로 구별합니다. 판단형은 판단 기능인 ‘사고(T, Thinking)’와 ‘감정(F, Feeling)’ 중 하나를 사용하여 외부 세계에 대처하며, 그 결과로 ‘결정’이나 ‘마감’을 선호합니다. 인식보다 판단을 우선시하므로 판단이 행동으로 직결되고, 외부 세계에 능동적으로 개입하며, 환경을 통제하려 합니다.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편입니다.

인식형은 인식기능인 ‘감각(Sensing)’과 ‘직관(iNuition)’ 중 하나를 사용하여 외부 세계에 대처하며, 그 결과로 ‘유연성’과 ‘자발성’을 선호합니다. 판단보다 인식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철저한 계획에 따르기보다 즉흥적이고, 자유로운 시작을 추구합니다. 세상을 받아들이려는 경향이 있으며 유연한 성향을 지녔습니다.

지난 편에서 설명해 드린 것처럼 4개의 선호 경향(E-I/S-N/F-T/J-P)은 각각 5개의 하위 기준에 따라 측정됩니다. 자신의 성향이 판단형과 인식형 가운데 뚜렷히 구분되지 않는다면 다음의 세부 요소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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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체계성(Systematic) vs 유연성(Casual)

- 체계성: 생활의 많은 영역, 즉 직장이나 가정, 과업, 여가활동 등에서 질서와 체계적인 방법을 선호합니다.

- 유연성: 예기치 않은 일을 쉽게 받아들이고, 일이 발생하는 대로 적응하는 것을 편안히 여기며, 대체로 자신이 여유롭다고 생각합니다. 결정을 하는 데 가치를 두지 않고, 가능한 오랫동안 다양한 선택권을 가지고 싶어 합니다.  

 

② 목표 지향(Planful) vs 개방적(Open-Ended)

- 목표 지향: 여가마저도 미리 계획해서 일정을 잡으려 합니다. 계획을 이토록 중시하는 이유는 계획이 가치 있는 일을 놓치지 않도록 보장하기 때문입니다.

- 개방적: 즉흥적으로 결정하는 것을 선호하며 ‘지금’, ‘여기’에서의 자유와 삶에 가치를 부여합니다. 장기 계획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고 유연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합니다.


③ 조기 착수(Early Starting) vs 임박 착수(Pressure-Prompted)

- 조기 착수: 활동이 효과적으로 진행되고 돌발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사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한 번에 한 가지 일을 수행하려 하며, 자신의 삶이 구조화되기를 희망합니다. 마감 기한 전까지 일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임박 착수: 마감 기한이 임박했을 때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최고의 에너지가 나오며, 평소보다 창조적인 상태가 되어 일에 몰두합니다. 미루는 듯한 태도는 종종 최선의 작업을 위해 아이디어나 영감을 산출하는 잉태 기간입니다.


④ 계획성(Scheduled) vs 자발성(Spontaneous)

- 계획성: 일을 처리할 때 신뢰할 만한 유일한 방식은 이미 검증을 거쳐 믿을 수 있다고 판단된 방식입니다. 계획성의 성향을 지닌 사람에게 ‘일상적인 일’은 편안함과 안전성을 제공합니다.

- 자발성: 해야 할 일을 언제 할지 스스로 결정하고 자유를 지닐 때 최고의 수행 능력과 에너지를 발휘합니다. 새로움과 다양함에 많은 가치를 두며, 최악의 비극은 결코 변하지 않은 직장, 가정의 일상에서 상투적인 방식으로 일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⑤ 방법적(Methodic) vs 과정적(Emergent)

- 방법적: 자료, 도구, 사람, 복잡한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일련의 단계 등을 조직화하는 것을 매우 선호합니다. 지시문을 따르는 데 익숙하고,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지시가 없을 경우 불편해합니다.

- 과정적: 문제 해결에 비공식적이고, 임기응변의 방식을 취하며 세부적인 계획 없이 뛰어들고는 합니다. 조립을 시작하기 전에 지시문을 읽지 않는 편이며 즉흥성을 요구하는 비구조화 된 프로젝트에 익숙합니다.

 

MBTI는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척도로, 문화적 차이에 따라 유형 간 편차가 존재합니다. 한국의 경우 2011년 5개월간 3623명을 대상으로 타당도와 신뢰성 검사를 통해 표준화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후 최근 1~2년 사이에 MZ 세대를 중심으로 MBTI가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합니다. 모든 사람을 4개의 선호 경향에 따라 분류하는 것이 비과학적이라는 지적입니다.

그러나 MBTI 열풍이 이토록 뜨겁게, 오래 지속되는 것은 그만큼 매력적인 검사라는 방증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MBTI는 사람이 타고난 기질을 구분하고, 그 조합에 따라 유형을 분류하는 것인데요. MBTI의 흥미로운 점을 인정하면서, 이러한 목적에 맞는 정도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 등 기준을 세워볼 수 있지만 전 세계 79억 인구가 모두 이 기준에 부합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려운 것처럼 말입니다. 나와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 중 하나로 적절하게 활용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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