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김재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공격을 잘하는 팀은 경기에서 승리하지만, 수비를 잘하는 팀은 우승을 차지한다.”라는 스포츠계의 격언이 있습니다. 장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화려한 공격력 못지않게, 오히려 그보다 더, 안정적인 수비 능력이 중요하다는 말이겠지요. 얼마 전에 있었던 강의에서 지능 지수와 사회적 기능이 비례하는지, 또는 행복한 삶과 연관관계가 있는지 질문을 받고서 답변을 생각하던 중에 이 격언이 떠올랐습니다.

생각해 보면 병원에 내원하여 종합심리검사 결과를 듣는 수검자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항목은 IQ 입니다. 부모님들 역시 자녀의 지능 수치가 어떤지부터 궁금해합니다. 자녀의 지능검사 결과가 생각보다 좋지 않을 때, 부모님의 얼굴은 굳어집니다.

뛰어난 인지 기능은 우리의 삶에 있어 분명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더 많은 것들을 더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능력들은 당연히 유용하지요. 그렇지만 지능은 평균과의 차이가 커서 원활한 기능을 방해할 정도가 아니라면,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견해를, 축구에 비유를 들어 설명하고자 합니다.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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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지기능, 높은 지능은 삶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대표적인 능력입니다. 축구로 치자면 골 결정력과 비슷할 것입니다. 골을 많이 넣을 수 있다면, 성과를 많이 낼 수 있다면 좋겠지요. 그렇지만 다득점이 반드시 경기에서의 승리, 또는 대회에서의 우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골을 많이 넣고도 경기에서 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뛰어난 인지기능으로 많은 목표를 달성하고도 행복감을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골의 목적이 작게는 경기에서의 승리, 나아가 대회의 우승에 있듯 우리가 삶에서 무언가 성과를 내고자 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안정되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앞서의 격언대로라면, 최종적인 우승을 위해서 보다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수비 능력이고요.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다룰 수 있으며, 스트레스를 견디고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능력이 이 수비 능력에 해당합니다. 감정을 다루고 스트레스를 해소함으로써 우리는 무너지지 않고 - 골을 먹히지 않고 - 안정된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의, 또는 자녀의 행복한 삶을 바란다면 머리의 좋고 나쁨보다는 감정적 안정성에 주의를 기울여 주세요. 다양한 감정적 상호작용을 통해서 세상을 선명하고 풍부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세요. 눈앞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취미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여러분 스스로와 주변 사람들을 격려해 주세요.

김재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재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서울대학교병원 인턴,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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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생님 글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글 덕분에 제 마음을 한 번 더 돌아보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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