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박사 이광민의 [슬기롭게 암과 동행하는 방법] (21)

[정신의학신문 : 마인드랩 공간 정신과, 이광민 의학박사] 

 

 

 

암 환자에 대한 오해와 편견 (1)

암은 누구나 걸릴 수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교통사고처럼 암을 발생시키는 원인은 뚜렷하게 콕 집어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무작위에 의합니다. 인지하지 못할 뿐 암 환자와 암 경험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몸속에 암세포 요인을 지니고 있습니다.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발생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암 환자나 암 경험자를 다르게 보는 시각을 가져서는 안 되지만, 암 환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은 여전히 팽배합니다. 어떠한 오해와 편견이 있는지, 이러한 시선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황배우: 암, 암 환자에 대한 오해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불확실성과 암에 대한 공포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신체가 약할 것이다, 일반인과 다를 것이라는 편견이 강한 것처럼요.

이광민: 많은 사람이 암 환자 혹은 암 경험자를 바라볼 때,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시선이 깔린 경우가 많습니다. 평범한 대화를 할 때 더 신경 쓰게 되기도 하죠. 사회적인 역할이나 직업에 있어서 암 경험 이전과 같은 성과를 내지 못할 거라고 여기기도 합니다. ‘회복하느라 일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업무를 감당하기 힘들지 않을까?’와 같이요. 암 치료가 끝난 후 직장에 복귀했을 때, 더 쉬어야 하지 않겠냐는 권고를 받기도 하죠.

황배우: 맞아요. 많은 부분에서 염려하는 것 같아요. 저는 그중에서 가장 싫은 말이 ‘이거 먹어도 돼?’입니다. 라면을 먹어도 되는지 등등. 건강 면에서도 암 경험자는 치료받은 암에 대해 정기검진을 받기 때문에 더욱더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고려하지 않아요.

 

이광민: 암이 재발하지 않을까에 대한 염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암을 한 번 치료했다는 이유로, 또다시 암 때문에 절망적인 상황이 찾아올 것을 가정하고 대한다는 건 암 경험자에 대해 편견이 있다는 겁니다. 이미 치료가 끝났고, 직장 복귀도 충분한 상황인데요. 암에 대해 기본적으로 사회에 형성된 편견과 오해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왜 사회적으로 이러한 편견이 생긴 걸까요?

암에 대한 편견은 사실 정신과에 가지는 편견과 굉장히 흡사한 면이 있습니다.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암은 정체불명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과거에는 암이 전염병이라거나, 더 나아가 나쁜 행실에 대한 신의 저주라는 이야기가 돌았습니다. 모두 암에 대한 과거 인식이 부정적이라는 공통점이 있죠. 정신질환이 병으로 인정받기 전 인식되었던 것과 같이요. 이는 낙인을 씌우는 행위입니다.

사진_freepik
사진_freepik

 

황배우: 듣고 보니 암과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이 비슷한 것 같아요. 저도 언젠가 정신과 진에 가면 진료 기록이 남아 취업에 지장이 생긴다는 낭설을 들은 적이 있어요. 암과 관련한 진료 기록도 마찬가지고요.

이광민: 정신질환자나 암 환자는 사회적인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거라는 편견을 방증하는 거죠. 편견은 무지에서 비롯됩니다. 불확실성이 우리의 불안을 자극하듯이 암에 대한 편견은 사람들의 무지가 형성한 낭설에 불과합니다. 즉 암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우후죽순으로 편견이 뻗어 나가는 것입니다. 암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하거나, 사회적인 역할을 못 할 것이라는 등으로요. 그렇다면 암 경험자를 어떻게 대하는 게 바람직할까요?

황배우: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 될 것 같아요. 저는 암 경험자라고 해서 특별대우를 한다든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걸 원치 않거든요.

이광민: 물론 암 치료가 필요할 때, 치료 과정 중에는 여러 가지 신체적인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환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또한 치료를 끝마치고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도요. 하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점은 암 경험자라고 해서 건강 상태가 계속 안 좋은 게 아니라는 겁니다. 지금은 일상적인 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완쾌가 되었음에도 암 환자라는 배려를 지속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황배우: 암이라는 걸 잊고 살 수 있잖아요. 나 자신은 잊고 싶은데, 상대방이 그 기억을 상기시키는 경우가 있어요. ‘아 맞다, 나 암 환자지?’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지나친 것은 부족 하느니만 못하다는 말처럼 과도한 배려는 괴로움을 안겨주는 것 같아요.

이광민: 잘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지나친 관심으로 이어지고 편견 어린 시선이 되기도 합니다. 이럴 경우에는 상대방에게 먼저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내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어떻게 도움을 주면 좋겠니? 필요하면 언제든지 얘기해.’와 같이요.

황배우: 정말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서로 간의 관계에 있어서 원하지 않은 반응을 상대가 했을 때 상처가 되는 경우가 분명히 있거든요. 솔직하게 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물어보면 편견과 오해로 인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광민: 어떤 문제에 있어서든 상대의 입장을 물어보는 게 가장 용이하고 적정한 방법이긴 하죠. 상대를 대하는 데 있어서, 섣불리 판단하거나 결정하는 태도를 막을 수 있기도 합니다. 상대가 암 환자 혹은 암 경험자라는 것에 대해 섣부른 편견을 내리지 않는 것에서 시작해야겠죠.

또한 배려를 내세워 암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강요하지 않고, 암 환자 혹은 암 경험자가 도움을 요청하거나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부탁하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본인이 암 환자라는 인식을 상대에게 강화하지 않을까 주저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입니다. 제대로 된 소통은 편견을 허물고 제대로 된 배려가 가능하게 합니다.

 

 

‘고잉 온 캠페인’은 대한암협회와 올림푸스한국에서 암 경험자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사회 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입니다. 그중 ‘고잉 온 토크’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광민 박사와 암 경험자가 만나 일상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공유하면서 현실적이고 긍정적인 대처법에 관해 대화를 나누고, 암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소통 채널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영상 내용을 정리해 연재합니다.

※ ‘고잉 온 토크’ 강의 직접 듣기

 

 

 

이광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마인드랩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경북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박사,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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