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나를 태우는 또 다른 나 (7)

[정신의학신문 : 대한불안의학회 이상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공황은 현대에 갑자기 생겨난 질환이 아니며 우리가 앞으로도 계속 연구해 나가야 할 과제이다. 사회적 분위기가 변화하면서 공황장애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처럼, 질병이란 새로운 시대와 사회를 맞이하면서 다른 증상과 더불어 새롭게 발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공황은 무엇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이는 공황이 지닌 확장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공황발작과 신체 질환과의 연관성

공황장애 진단을 의사에게 받아야 하는 이유는 공황발작이 신체 질환과 연관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갑상선, 만성 폐 질환인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천식, 심장질환, 약한 부정맥은 공황장애와 공존 질환일 수 있으니 함께 진단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공황장애를 진단받고 약물치료를 하던 한 환자가 갑상선 질환을 진단받고 공황장애 약을 끊은 후, 상태가 크게 악화된 적이 있다.

메니에르병, 어지럼증, 이석증은 공황장애와 사촌 격이라고 볼 수 있다. 모두 공황장애가 있으면 소인이 생겨 더 잘 발생할 수 있는 병이기 때문이다. 어지러움을 잘 느끼는 병이 있으니, 어지러움이 더 증폭되는 것과 같은 꼴이다. 공황발작과 신체 질환의 관계가 의심 들 경우 담당의와 상의하고 검사 결과를 확인하여 진단을 받는 것이 우선이다.

아주 심한 경우 공황발작을 부정맥의 증상으로 오해하고, 수술까지 받은 후에야 정신의학과에 온 경우도 있다. 따라서 공황장애는 공황장애와 다른 신체 관계를 잘 이해해야 한다. 실제로 공황장애로 인해 병원에 방문한 환자 가운데, 다른 신체 질환과의 관계를 확실하게 파악하기 위해 다른 검사를 받게 하기도 한다.

신체 진환이 발병하면 그로 인해 지치고 힘들어 정신질환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공황 장애는 이와 다른 맥락으로, 신체에 나타나는 공황 증상이 다른 신체 질환과 연결되고 증폭되어 위험하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

 

사진_freepik
사진_freepik

 

공황장애의 공동 질환으로 향하는 출입구

신체 질환과의 연결뿐만이 아니다. 정신적으로도 공황장애는 공동 질환이 되는 경우가 흔하다. 예를 들어 40세 정도 때 공황장애 초기 진단을 받는다면, 공황장애와 다른 불안장애가 같이 있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공동 질환이 함께 발병하는 이유는 다른 정신 질환과 마찬가지로 제때 치료받지 않은 원인이 크다. 공황장애에 필요한 인지행동치료, 약물치료가 시행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되면 평균적으로 5년에서 10년 뒤, 많게는 40% 적게는 20% 정도 우울증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더욱 위험한 점은 치료가 안 된 공황장애가 다른 정신질환으로 가는 관문 또는 출입구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상태가 황폐화되어 집에서 잘 나오지 않는 상황이 생기며, 심한 경우 들뜨는 기분으로 이어져 조울병이 발병하기도 한다. 특히, 공황장애 환자는 술을 찾기 쉽다. 가만히 있어도 불안기가 있기 때문에 이를 잠재우려고 술을 먹게 된다. 술을 먹으면 그 순간의 불안은 잠시 가시겠지만, 술이 깬 이후에는 심장이 뛰고 호흡 불안이 생기는 금단현상으로 인해 공황에 더 취약해진다. 불안 증상을 없애려고 먹은 술은 습관이 되고 알코올 남용이 생기는 것이다. 공황장애와 같이 병발하는 질환은 장기적으로 발달하면 알코올 남용, 알코올 의존, 우울증, 조울증, 그 밖의 불안장애, 황폐화로 이어질 수 있어 굉장히 심각하게 볼 수 있다.

공황장애는 증상이 명확해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다른 신체적, 정신적인 공존 질환을 동반하기도 하고 더욱 악화시키기도 한다. 또한 다른 신체 질환을 공황장애로 착각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대중에게 잘 알려졌다고 해서 질환의 심각성이 저평가되지 않아야 하며, 반드시 의사에게 체계적인 진료를 받아보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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