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People don’t quit a job, they quit a boss. 사람들은 직장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상사를 떠나는 것이란 말이 있다.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들의 고개가 끄덕끄덕하는 모습이 벌써 눈에 보이는 듯하다. 입사와 퇴사 그 무엇도 쉬운 게 하나 없다. 입사야 자기소개서며 면접이며 준비가 복잡하겠지만, 퇴사는 그저 몸만 나오는 것뿐인데 뭐가 힘드냐고 물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퇴사는 입사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괴롭다. 퇴사를 결정하기까지 이미 큰 에너지가 소모되며,
2. 독이 되는 관계가 우리의 인생을 지배하는 과정3) 독이 되는 관계에는 반드시 공범이 있다(2)정신의학신문|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어째서 협력자들은 점차 주도자의 희생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와 폭력을 방조하는 걸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관계의 고통은 신체적인 면보다 정신적인 면이 더 큽니다. 물론 물리적인 폭력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독이 되는 관계의 희생자가 고통받는 부분은 자신의 인생을 타인이 주도하고 있다는 느낌,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 없다는 고립감 등 정신적인 고통이 훨씬 더 큽니다. 그리고 타인
2. 독이 되는 관계가 우리의 인생을 지배하는 과정3) 독이 되는 관계에는 반드시 공범이 있다(1)정신의학신문|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한 인간이 다른 사람을 심리적으로 지배하고 자신의 문제를 상대방에게 덮어 씌우는 독이 되는 관계. 이 독성관계는 주도자와 희생자. 둘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아주 일시적인이라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이 독성이 여러분의 정신을 긴 시간에 걸쳐 바꿀만큼 오래 지속되지 못합니다.사실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단지 1대1의 관계라고 믿는 것은 매우 순진한 생각입니다. 예를 들면 부부간의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의학과 전문의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이 있다. 한 가지 일에 너무 많은 사람이 관여하면 그 일의 해결 방안이 엉뚱한 방향으로 간다는 뜻으로 쓰인다. 직장에서의 회의 시간을 생각해 보자. 특히나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회의에서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한 배를 타고, 자기 쪽으로 노를 젓는다. 사공을 하나라도 더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 입을 꾹 다물게 된다. 어차피 곧 리더 사공이 나타나 상황을 싹 정리해 줄 예정이니, 특별한 아이디어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며 말이
정신의학신문 | 김인수 정신의학과 전문의 은혜 씨는 요즘 직장에서 ‘은따(은근한 따돌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잡다한 업무를 은혜 씨에게 몰아 주고, 잠시 자리를 비우면 팀원들끼리 점심을 먹으러 가기 일쑤입니다. 팀의 리더 격인 제일 선배가 은혜 씨 커피만 사 오지 않은 적도 있었습니다. 얼굴이 붉어져서 아무 말도 못하고 있으니 돌아온 선배의 말은 “은혜 씨 있는 줄 몰랐네?”였지요. 더욱 속상한 점은 이 모든 게 퇴사를 통보한 뒤 시작됐다는 것입니다. 이직 계획을 밝힌 날, 선배의 “배신자”라는 날카로운 말은 여전히 은혜 씨의
정신의학신문 |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 독이 되는 관계가 우리의 인생을 지배하는 과정2) 어떤 사람이 독성관계에서 희생되는가? (3)➂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어하는 사람들 누군가가 나에 대해서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그 사실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특히 가정 학대의 피해자들이 이러한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당히 많은 학대하는 부모들이 자신의 사랑을 걸고 자식들에게 경쟁을 시키거나 차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모니까 자식에게 어느 정도의 사랑과 관심을 주는 것은 당연한 건데, 그
2. 독이 되는 관계가 우리의 인생을 지배하는 과정2) 어떤 사람이 독성관계에서 희생되는가?(1)정신의학신문 |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자신의 내적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이를 나에게 덮어씌우고, 나에게 폭력과 주도권을 행사하고, 그것이 마치 나의 문제인것처럼 나를 세뇌시키는 독성관계의 주도자들. 물론 대부분의 관계는 그렇지 않습니다.하지만 문제는 이들이 정상적인 관계의 탈을 쓰고 우리 주변에 숨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다른 관계에서도 일어나는 아주 사소한 문제와 본인이 여러분에게 하는 폭력을 정당화합니다.“아니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제는 SNS가 더이상 즐겁지 않은 인플루언서, 윤하 씨의 이야기 윤하 씨의 스마트폰은 쉴 새 없이 알람을 울리곤 했습니다. 그녀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 짧은 글과 셀피(selfie) 올리기를 즐깁니다. 윤하 씨는 SNS에서는 꽤 유명한 인플루언서로, 그녀가 올린 피드는 순식간에 수천 명의 사람이 읽고, 또 ‘좋아요’를 누릅니다. 하루 내내 사진을 찍고, 올리고, 사람들의 호응에 반응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어느 날, 그녀는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합니다. 근 몇 달 동안 손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우리는 직장이나 학교에서, 또는 동호회에서 엄격한 규칙 때문에 주객이 전도되는 일을 종종 겪습니다. 이익 창출이나 양질의 교육, 취미 생활이라는 애초의 목표는 희미해지고 규칙에 순응하며, 그저 행위를 반복하는 것이지요. 이처럼 강력한 규칙과 규범으로 조직을 통솔하는 리더십을 ‘하드 파워(Hard Power)’라고 합니다.하드 파워는 하버드 대학교 교수이자 미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조지프 나이(Joseph Samuel Nye)가 정립시킨 개념입니다. 그는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Soft
2. 독이 되는 관계가 우리의 인생을 지배하는 과정1) 독이 되는 관계에는 언제나 주도자가 있다.(2)정신의학신문|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들이 자신의 문제를 희생자에게 덮어씌우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1. 투사앞의 칼럼에서 나온 자신의 무능함을 걱정하던 직장 상사의 이야기에서 나온 방법이죠. 주도자들은 집단 내에서는 자신감이 넘쳐보이지만, 사실은 그 누구보다도 결핍이 심하고 뭔가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심지어 이들은 용기가 없는 나머지 이것을 인정할 수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사실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
2. 독이 되는 관계가 우리의 인생을 지배하는 과정1) 독이 되는 관계에는 언제나 주도자가 있다.정신의학신문|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앞선 시간에 우리는 인생에서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독이 되는 관계가 우리의 인생을 어떻게 파괴하고 망가뜨리는지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학대, 인간성의 부정, 조종, 가스라이팅 등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서 일어났습니다. 즉, 부부간에, 부모자식간에, 형제간에, 학교 반 친구들간에, 그리고 회사 상사와 부하, 동료들 사이에서 말이죠.여러분은 이러한 관계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시겠나요? 제가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재형씨는 며칠 전부터 마음이 너무 불편합니다. 얼마 전 회식 자리에서, 팀장님이 스치듯 했던 말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거든요. “재형씨는 내가 별로 안 좋아하는 타입이야.” 하는 농담조의 말이었지만, 그간 팀장님이 자신에게 보인 태도를 보면 정말 자신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것만 같았습니다.그 뒤로는 매번 팀장님께 보고서를 올릴 때마다 가슴이 쿵쾅거리고, 주눅이 들고 또 식은땀이 나곤 했어요. 가끔 하는 잔소리, 혹은 조언들도 가시처럼 마음을 파고들었습니다. 잠시 눈만 마주쳐도 가슴이 덜컹
1. 상처투성이였던 그 시절의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4) 독이 되는 관계가 우리에게 미친 영향들정신의학신문|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선동. 타인을 부추김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일이나 행동에 나서도록 하는 행위입니다. 선전을 뜻하는 ‘propaganda’의 동사형인 ‘propagate‘는 원래 종교를 전도하다는 뜻에서 나왔습니다만 근현대에 와서는 점차 오염된 이념과 사상을 전도시키는 것으로 변질되어 갔습니다.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칼럼니스트 최성환 선생님은 말합니다. ‘좋은 선동은 불가능하다. 다른 걸 비하하거나 깎아내리지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친구의 고민을 잘 들어주는 편인가요? 언젠가부터 친구가 나에게 고민을 말하지 않거나, 대화를 멈추었다면 어디서 문제가 생긴 것인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A라는 친구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친구 A는 어머니와의 갈등으로 속상해하며, 화를 내지 않고 차분하게 얘기하려고 할수록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엄마가 너를 싫어해서 그런 건 아닐 거야. 나도 엄마랑 이야기하면 꼭 싸우게 되더라. 예전에 너랑 비슷한 상황인 적이 있었는데, 엄마한테 먼저 사과했었어."친구의 이야기에 공감해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거야!”A는 요즘 엄마와 대화할 때면 이 말을 수차례 속으로 삼킵니다. A의 엄마는 최근 직장 동료들과의 큰 다툼 뒤 일을 그만뒀습니다. 처음에는 금방 다른 직장을 구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공백기가 길어지자 점점 불안해했습니다. 이제 A의 엄마는 퇴사를 후회합니다. 유일한 낙은 A에게 자신이 얼마나 우울한지 토로하며 이전 동료들의 뒷담화를 하는 것입니다. 엄마의 기분이 좋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던 A는 어느샌가 구직활동도 그만두고 불평불만만 하는 엄마가 부
1. 상처투성이였던 그 시절의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3) 절대적으로 나쁜 관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2)정신의학신문|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한 사람에게 독이 되는 영향을 미치는 관계. 한 사람의 존엄성을 침해하고 그 사람의 정신을 병들게 만들고, 다른 사람의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 만들어버리는 그런 관계. 나의 불행의 원인이 되는 이 독성관계를 알아차리고 여기서 떠나거나, 이 관계의 영향력을 벗어나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제가 이 강의를 개설한 목적입니다.이러한 관계는 다음 두 가지 특징 때문에 알아차리기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직장동료가 상사에게 꾸지람을 들은 것 같은 상황이라면, 위로를 건네야 할까? 모르는 척 해야 할까? 긴 시간을 함께해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편하게 대할 정도로 친밀감이 크게 형성되어 있다면 고민 없이 위로의 커피를 건넬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충분한 신뢰가 구축되지 못한 직장동료라면 꽤 고민해야 할 것이다.'괜히 아는 척했다가 민망해하지 않을까?''상대는 기분이 상하거나 힘들지 않은데 내가 지레짐작하는 걸까?''위로나 아는 척을 안 하면 내가 매정한 동료로 느껴지려나?'수많은 걱정을
최근 엄마들에게 화제인 드라마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그린마더스클럽입니다. 이 드라마는 초등커뮤니티를 둘러싼 엄마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학부모들에게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이요원(이은표 역)은 가방끈이 긴 엘리트이지만, 불의의 사건에 휘말리면서교수직에서 밀려납니다. 한편 교육열이 높은 동네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자녀 사교육 커뮤니티에서는 도통 자녀 교육에는 관심 없어 보이는 신입맘 취급을 받게 되지요.그리고 자녀와 같은 반 친구의 엄마이자, 동네에서 최고의 핵인싸 타이거맘인 추자연(변춘희 역)과의 첫
정신의학신문 | 김인수 정신의학과 전문의회의하는 것을 좋아하시나요? 회의를 하느라 하루가 다 가버린 경험이 있으신가요? 회의가 잘 마무리되면 좋겠지만 모든 회의에서 좋은 결론이 도출되지는 않습니다. 특히나 오너, 팀장을 맡은 이가 말이 많다면 더욱 그렇습니다.종종 환자분들에게 끔찍한 회의는 무엇인가 질문을 했더니 ‘원래 목적을 떠나 업무에 대한 충고로 이어지는 회의’라는 공통된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을, 누구를 위한 회의인지 모르겠고 시간이 아까우며 감정만 상한다는 것입니다. 꼭 업무 회의뿐만이 아니라 친구들과의 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