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스펙트럼장애 아들을 둔 어머니 A씨는 3개월 전부터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에게 전념하기로 하였다. 아이에 대해 더 잘 알고 더 잘 치료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감각통합치료, 놀이치료, 언어치료 등 전국에 잘한다는 치료사를 쫓아다니기에도 부족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허나 요즘 들어 A씨는 부쩍 아이에게 짜증을 많이 내는 것 같아 스스로 깜짝 놀란다고 한다. 분명 예전과는 다른 우울하고 예민한 모습들이 튀어나오곤 하는데 이것이 아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것 같아 두렵기도 하다. 발달지연 또는 정서에 어려움이 있
빨간색 큰 곰 인형과 검지 손가락 만한 작은 원숭이 인형이 있었다. 곰은 누가 봐도 ‘시선 강탈’이었다. “원숭이 인형 줘”라고 선생님께서 지시하자 아이는 계속해서 빨간 곰을 건네주곤 했다.선생님은 아이의 손에 본인의 손을 포갠 채 “이게 원숭이야”라고 알려주시며 원숭이 인형을 함께 건네보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그 후 계속해서 반복해서 주문을 했다. “원숭이 인형 줘”를 10번 반복하자 4번 정도 진짜 원숭이를 주었다. 그때마다 잘했다며 칭찬과 함께 사탕을 주었다.몇 회의 치료 후에 선생님은 빨간 곰 인형, 원숭이 인형, 그리고
거짓말의 대가, 파멜라 메이어가 소개하는 ‘거짓말하는 사람 색출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거짓말쟁이들은 무언가 숨기듯이 두 팔을 꼬거나 내내 바닥을 응시하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짓는다. 했던 질문을 계속해서 반복하거나 본인의 말과 상응하지 않는 제스처를 보이고 가장 숨기고 싶어 하는 사실에 대해서는 다른 내용보다도 강조를 하며 저절로 범죄 피의자와 자신 사이에 거리감을 둔다. 즉 우리는 이야기를 들을 때 상대방의 표정, 제스처, 눈 돌림 등의 비언어적 표현과 함께 인물 간의 관계를 파악하고 맥락적
상상을 해 보자. 집 문 밖을 나서는데 앞에는 차들의 빵빵 대는 소리, 옆에는 서로 마주 선 강아지들끼리 짖는 소리가 이어폰 음량 최대의 소리로 각각 들린다고 말이다. 이토록 시끄러운 세상이 일부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들이 살아가는 세계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말 그대로 ‘스펙트럼’, 임상 양상 및 경중도의 범주가 넓은 질환이다. 그중 가장 핵심은 사회적 의사소통 능력 결여, 상동 행동을 보이는 행동적 매너리즘이 있느냐이다. 이 외에도 반복된 상황을 좋아하며 변화를 거부하는 특징이 있는데, 이런 특징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아이들을
[정신의학신문 : 이광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유명 인물들 중에는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s Syndrome)’이라 여겨지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진단을 받았다기보다는 생전의 생활특성이나 일화를 종합해 봤을 때 아스퍼거가 유추되는 겁니다.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이 대표적입니다. 그는 생전에 ‘괴짜’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대학에서 강의를 마치고 귀가하다가도 연구실로 다시 돌아와 ‘출구를 잃어버렸다’라고 말한 일화나, 이발비가 아까워 스스로 머리를 자른 것이 그의 상징적인 부스스한 머리를 만든 배경이라는 이야기는
[정신의학신문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우리 아이가 말이 조금 늦는데...’ 하는 고민으로 찾아오는 부모님들이 많이 계시나요?A. 꽤 많죠. 특히 만으로 두 돌, 세 돌 어린아이들이 초진이라고 하면 ‘애가 말이 늦어서 왔어요’라고 말씀하시겠구나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Q. 보통 몇 세 정도에 병원에 오나요?A. 예전에는 아이가 세 돌, 네 돌 돼서 많이 오셨는데요. 요새는 예전보다 영유아 발달 검진이 잘 이루어지고 있어서인지 두 돌, 세 돌 쯤의 더 어린아이들이 많이 오고 있는 거 같아요. Q. 보통
우리 아이가 '말이 조금 늦는데...' 하고 고민이신 부모님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이번 영상에서는 '말이 늦는 아이, 혹시 자폐 증상?' 이라는 주제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자폐 #자폐증 #언어발달 #아이언어발달
유전자는 자폐증의 강력한 추동요인일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연구자들은 또 다른 요인이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장내미생물(gut bacteria), 즉 소화관에 서식하는 미생물군(群)이다. 이 생각은 논란이 많았지만, 새로운 연구에서 이 같은 「장(腸)-뇌 관련성(gut-brain link)」을 뒷받침하는 결과가 나왔다. 구체적으로, "생쥐에게 자폐증 환자의 대변에서 채취한 세균을 투입해보니, 자폐유사행동(autismlike behavior)이 발달하더라"는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가 "장내미생물이 자폐증을
Cloud Drug Atlas. Depicted is a cloud containing the structure of the drug balovaptan, which targets a receptor for the neuropeptide vasopressin. 많은 자폐증 환자들은 '눈 맞추기', '타인의 얼굴에서 감정 읽기', '애정 공유하기' 등에 어려움을 느낀다. 그리고 이런 사회적 기능장애(social deficit)를 치료하는 데 사용하도록 승인된 약물은 없는 실정이다. 이제 소규
[정신의학신문 : 조성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저는 정신건강의학과 수련 후에 추가적으로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을 전공했습니다.짧게 줄여서 '소아정신과'라고 하지요.소아정신과 의사가 주로 만나는 아이들은 언어장애, 자폐성장애, 지적장애, ADHD, 틱/뚜렛장애 등입니다.빠르면 18개월에서부터 말이 느리다, 상호작용이 잘 안된다는 증상을 가지고 방문합니다. 오실 때 보면 부모님들이 얼굴에 걱정과 근심이 가득합니다. "우리 아이 좋아질 수 있나요?"경우에 따라서는 물어보지 않으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말없이 언어치료를
[정신의학신문 : 싸이들의 잡학사전 - 이일준·박초연]
자폐증 연구의 선구자로 유명한 오스트리아의 의사 한스 아스퍼거는 히틀러의 킬링머신(killing machine)의 톱니바퀴로, 수십 명의 불쌍한 장애아들을 나치의 안락사 클리닉으로 보낸 철면피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자폐증 연구의 선구자로 유명한 오스트리아의 의사 한스 아스퍼거(참고 2)는 나치 정권에 광범위하게 협조했으며, 수십 명의 어린이들이 참혹하게 살해되는 데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나치 체제 하에서 벌인 끔찍한 행각의 전말은 4월 18일 《Molecular Autism》에 게재되었으며(참고 3), 자세한 내용은 곧 출간
[정신의학신문 : 김영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대지’의 작가 펄벅의 딸 펄벅은 대하소설 “대지(The Good Earth)”의 작가로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한 여류작가입니다. ‘대지’는 빈농으로 시작하여 대지주가 되는 왕룽의 이야기로 당시 중국의 사회상과 중국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대하소설입니다.펄벅에게는 아주 예쁜 딸이 있었는데 이 아이가 자라면서 사람에 대한 반응이 없고 지능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펄벅의 딸은 6세에 자폐증이란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1950년 ‘자라지 않는 아이’란 제목의
[정신의학신문 : 이주현 아이나래 소아정신과 원장] 로마 교황이 선출되는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에는 16세기 르네상스 미술의 최고 걸작이라고 할 수 있는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가 그려져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장면은 ‘아담의 창조’일 것이다. 하느님의 손가락 끝에서 완전한 누드인 아담의 손가락 끝으로 생명의 불꽃이 전달되려는 장면에서 두 손가락은 맞닿아 있지는 않다.하지만 하느님과 아담의 눈길을 맞닿아 있다. 이미 창조는 그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죠셉 캠벨은 개인 대 개인의 아모르적 사랑의 기원을 설명하면
“정말 이건 식은 죽 먹기야”“.... 식은 죽이 어디에 있어요?” ‘주말동안 알차게 보내세요’ 라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 ‘알차게’를 부모님께 사달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아재개그’가 아닙니다. 바로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이죠. 이 아이들은 은유나 뉘앙스, 이야기에 담겨있는 속뜻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단지 유머를 이해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이 자신에게 비꼬듯이 말하는 긍정문 형태의 반어적 이야기도(‘그래, 너 잘났다’, ‘오 대단한데’) 자신에 대한 칭찬으로 받아들이기도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