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어머니는 도대체 언제까지 저를 무대 위에 세우실 겁니까? 그만큼 분칠하고 포장해서 무대 위에 세워 놓고 박수받으셨으면 되셨잖아요. 어머니 뜻대로 분칠하시는 바람에 제 얼굴이 어떻게 생겨 먹었는지도 모르고 근 50 평생을 살아왔잖아요.”“여보, 당신 얼굴이 뭔데요? 어머니 아들, 예서, 예빈이 아빠, 내 남편, 주남대 교수, 그거 말고 당신 얼굴 뭐? 뭐가 더 있는데요?”“강준상이 없잖아, 강준상이! 내가 누군지를 모르겠다고!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 허깨비가 된 것 같다고 내가!” 인
[정신의학신문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아침에 일어나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요. 하루 종일 우울하기만 하고 가슴도 답답해요.참아보다가 겨우 가족들한테 이야기를 했어요. 걱정도 해주고 위로도 해주면서 하는 말이 마음이 약해서 그렇대요. 운동이 좋다고도 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하면 좋아진다고도 해요.저는 진짜 죽을 것 같은데, 웃긴 건 그럴만한 이유도 딱히 없고 가족들 말이 맞는 것 같아요.그래서 헬스도 등록하고 영어학원도 다녀봤는데 그럴수록 자꾸 무리하는 것 같고 더 힘들어요.나름대로 노력하면 할수록 더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내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이유"32. 스카이 캐슬, 김주영 선생은 왜 악마가 되었을까? 스카이 캐슬이 드디어 종영을 했네요. 스카이 캐슬은 제게는 의미가 깊은 드라마였습니다. 이번 연재까지 총 7개의 연재 글을 스카이 캐슬을 통해 여러분과 공유를 했더라고요. 싸이들의 잡학사전 등 유튜브 영상까지 포함하면 꽤 많은 콘텐츠를 스카이 캐슬 드라마를 통해 여러분들과 공유를 하였습니다. 그만큼 제게는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전달드리고 싶었었던 메시지,
[정신의학신문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살다 보면 한 번쯤 그럴 때가 있다. 이렇게는 더 이상 살 수 없는데, 어떻게 살지도 알지 못하는. 정신과 레지던트로 첫 근무를 할 때의 설렘이 기억난다. 피 말리는 수험생 시절과 지루하고도 버거운 6년의 의대 생활로도 모자라, 심전도 촬영 기계, 관장 기계(의료행위라 의사 자격증을 가진 인턴이 직접 해야 한다)였던 1년의 인턴 시절을 더 버티고 겨우 얻은 자격이었다.힘든 이들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고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함께 치유의 길로 나아간다는 흔한 판타지가 내 마음속에도 가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내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이유"30. SKY 캐슬, 강준상 교수는 왜 의사가 되었을까? SKY 캐슬 드라마를 보면서 인상 깊은 인물 중에 하나가 강준상 교수(정준호 분)였습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많은 캐릭터들이 욕망을 대놓고 표출하는데 비해 강준상 교수는 혼자 아닌 척하고 있었기에 더 인상이 깊었습니다. ‘강준상 교수의 모습이 오히려 우리네 모습과 더 닮아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인상이 깊었던 것 같습니다.우리네 사는 곳에는 욕망을 대놓고 표현하는 것은 꽤
[정신의학신문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람은 누구에게나 마음의 정원이 있다. 그 정원에 지금 무엇이 심어져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런데 사람들은 끊임없이 계획을 세운다. 사과나무를 심었으니 다음에 포도나무를 심어야지. 그리고 그다음엔 멋진 소나무를 꼭 심고 말 거야. 무엇을 심을까 고민하는 한, 그 사람은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마음만 있다면, 풀 한 포기만으로도 아름다워질 수 있는 게 우리의 인생이다.’(이철환, 연탄길 1 中, 생명의말씀사, 2016) 하루를 채우는 건 사소한 것들이다. 점심으로 먹은 것, 일과
[정신의학신문 :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 마음을 관찰하기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관찰만 해도, 자기 자신에 관해 지금까지 미처 알지 못했던 다양한 사실들을 깨달을 수 있다. “내 마음속에 이런 생각이 있었구나, 내 기분이 지금 이렇구나”하고 있는 그대로 관찰할 수 있으면, 자신의 사고, 감정, 행동에 대해 스스로가 갖고 있는 편견을 없앨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다른 사람 때문에 서운할 일도, 화날 일도, 우울할 일도 조금 줄어든다.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우리의 의지대로 바꾸기가 쉽지 않다. 그런 생각하지 말아야
[정신의학신문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행복을 연습한다, 어쩐지 인위적이다. 거부감마저 느껴진다. 왠지 행복이란, 어떤 조건이 맞으면 저절로 주어지는 느낌이다.'이번 시험에 합격하면 이제 행복 시작이다.' '짝사랑하는 그와 이어진다면 행복할 거야.' '행복은 결국 돈이다.'이러한 가정들이 틀렸다거나 현실과 행복은 별개다, 전적으로 마음에 달렸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살아가다 보면 피할 수 없는 순간이 있다. 해내야 할 때, 버터내야 할 때도 있다. 도무지 긍정하기 힘든 순
[정신의학신문 : 최명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새해가 밝았습니다.묵은 것이 끝나고 새것이 시작되는 건 축복이지요. 잘못하고 후회했던 것들 다 떨치고 새로 시작하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겁니다.마치 뱀이 묵은 비늘을 벗고 새 비늘을 갖는 것처럼 새해가 시작되는 건 또 다른 기회가 온 것 같은 기분을 갖게 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깁니다.하지만 이를 어쩌죠. 3일이 지나지 않아 결연한 의지는 사라지고 실패의 쓴맛을 맛보게 됩니다.예전부터 이런 일이 많았으니 고사성어까지 생겼겠죠?왜 이렇게 될까요? 하나하나 생각해 보
[정신의학신문 :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안녕하세요. 정신과 전문의 김병수입니다. 오늘은 가정에서 행복하지 않으니 일을 하는 의미도 사라져 버린 것 같다며 괴로워하는 박 차장님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박 차장님은 결혼한 지 15년째가 되어간다고 하더군요. 죽도록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요즘 아내와 싸우는 일이 많아졌다고 하더군요.박 차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나는 밖에서 고생하는데, 아내는 내 마음을 몰라 줘요. 내가 뭘 원하는지, 아내는 관심도 없어요.”라고요.부부싸움을 하고 나면 일에 대한 열정마저 식어 버린다는 것
[정신의학신문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자존감이 시대의 화두다. 예능 프로의 패널들이 언급하고 무심코 튼 라디오에서도 흘러나온다. 이를 제목으로 삼은 책들은 베스트셀러가 된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자존감에 대해 고민한다는 반증일까.자존감(self- esteem)의 사전적 정의는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이다. 자존감과 같은 듯 묘하게 다른 말이 자존심이다. 전자가 홀로 충만한 느낌이라면 자존심은 어딘지 모르게 경쟁적인 인상이다.같은 사전을 찾아보면 자존심은 ‘남에게 굽히지 아니하고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내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이유" 25.정신과 의사가 본 SKY 캐슬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제가 두 번째 연재에서 한 번 언급을 했었던 내용인데요. 연재 중반부에 더 깊게 다뤄보겠다고 하였지만, 그냥 넘어갔네요.그런데 얼마 전 ‘SKY 캐슬’이라는 드라마를 보다가 또 다시 한번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가 뇌리에 박혔습니다. ‘SKY 캐슬’이라는 드라마가 자크 라캉이 이야기한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라는 명제와 너무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
살면서 우리는 모두 불만거리가 한 가지씩은 있다. 잘못 배달된 음식이나 갑자기 먹통인 와이파이 인터넷, 매번 사소한 일로 트집 잡는 직장 상사에서부터 나의 편의는 봐주지 않는 지도교수까지 우리의 일상에서 겪는 불만거리는 다양하며 이를 목록으로 나타내면 아마 끝도 없을 것이다.그래도 평소 가까운 친구나 동료를 붙잡고 마음에 담아두었던 불만을 모두 내뱉고 나면 뭔가 마음이 후련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기분이 한결 나아지는 느낌을 받는다.그렇다면 카페에 앉아 서로에게 이런저런 불평불만을 늘어놓을 때 정말로 우리의 상황이 나아질까? 2007
[정신의학신문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처음 만난 이에게 직업을 소개하면 ‘제 약점 다 들통나는 거 아니에요?’하고 진담 반 농담을 자주 듣는다. ‘저도 쉬어야죠. 진료 시간 외에는 일 안 해요.’라고 넘기곤 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숨겨진 마음속 장점도 다 보시겠네요?’라는 농담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정신의학도가 된 이후 주변에서 이것저것 물어 온다. 요즘 기분이 처진다, 아는 누구가 많이 힘들다던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괜스레 걱정이 늘었다 등등... 그런데 ‘행복은 뭘까, 요즘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은지 모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어머니에 대한 공격적인 마음, 그리고 죄책감이 반복되어요. ※ 실제 상담 내용을 재가공하여 구성한 내용입니다. 내담자의 동의를 얻어 작성되었습니다.(이해를 돕기 위해 실제 상담과 비교해 설명을 많이 덧붙였습니다. 실제 상담의 흐름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점 미리 밝힙니다.) 이번 연재는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과의 상담내용입니다. 이 학생은 본인이 SNS에 중독된 거 같다며, 상담을 요청하였습니다.한창 공부를 해야 할 때인데, SNS에 한 번 접속하면 헤어 나오지 못하고 계속 스마트폰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실제 상담 내용을 재가공하여 구성한 내용입니다. 내담자의 동의를 얻어 작성되었습니다.(이해를 돕기 위해 실제 상담과 비교해 설명을 많이 덧붙였습니다. 실제 상담의 흐름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점 미리 밝힙니다.) 이번 연재는 26세 여성과의 상담 내용입니다. 내담자는 돈을 벌고 싶으나 일을 하는 게 어렵다며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취직이 어려워서 힘들다고 이야기를 하였으나, 면담 도중 간호조무사 자격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간호조무사 자격증이 있으면 상대적으로 취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실제 상담 내용을 재가공하여 구성한 내용입니다. 내담자의 동의를 얻어 작성되었습니다.(이해를 돕기 위해 실제 상담과 비교해 설명을 많이 덧붙였습니다. 실제 상담의 흐름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점 미리 밝힙니다.) 이번 연재는 고등학교 여학생과의 상담 내용입니다. 이 고등학생은 공부를 하는 게 힘이 들어서 저에게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고등학생이 공부가 힘든 게 당연한 게 아닌가 싶지만, 그 안에는 학생 각자마다의 삶의 내용이 묻어나 있으며, 그 무게를 덜어낸다면 공부라는 짐이 한결
[정신의학신문 :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늘은 발표가 두렵다는 40대 중반의 박 부장님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박 부장님은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다고 했습니다. 직장에서 매일 회의를 하는데, 의견을 내거나 발표할 때 심장이 쿵쾅 거리고 식은땀이 납니다. 목소리가 떨리고, 얼굴이 벌게지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중요한 PT가 있는 날이면, 전날 한 숨도 못 자고, PT가 끝나고 나면 하루 이틀 심하게 몸살을 앓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발표 불안 때문에 회사 다니기가 고역스러울 정도라고 했습니다.사람들은 누구나, 타인의 시선에서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실제 상담 내용을 재가공하여 구성한 내용입니다. 내담자의 동의를 얻어 작성되었습니다.(이해를 돕기 위해 실제 상담과 비교해 설명을 많이 덧붙였습니다. 실제 상담의 흐름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점 미리 밝힙니다.) 이번 연재의 내용은 고등학교 여학생과의 상담 내용입니다. 학교 음악 시간에 있었던 일이 너무 짜증이 나고 서러웠다며 이야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음악 시간에 노래를 불렀고, 음악 선생님이 다른 친구들은 한 번에 pass를 해줬는데, 자기만 계속 다시 했다는 일을 공유해주었습니다
[정신의학신문 : 최명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용서란 무엇일까요?우리에게 부당하게 해를 입힌 사람에게 분개, 부정적 판단, 무관심한 행동을 할 권리를 자진해서 포기하고 그를 향해 연민, 관대함, 심지어 사랑이라는 과분한 속성들을 마음에 품는 것이라고 합니다. 용서에 대한 오해?하버드 의대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용서와 구분되어야 할 몇 가지를 제시했습니다.첫째, 용서는 범죄에 대한 관용을 의미하지 않는다. 불의에 대한 고발과 누군가에 대한 증오는 다르다.둘째, 용서는 망각을 의미하지 않는다. 과거를 통해 우리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