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김재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근 들어 모태솔로이면서 자신이 에이로맨틱Aromantic인 것 같다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꽤 늘었습니다. Aromantic이란 무엇인지, 이러한 진단은 어떻게 내리게 되는지, 모태솔로라고 해서 Aromantic일 가능성이 큰 것인지 등에 대해서 말씀드리려 합니다. Q Aromantic인 분들의 특징은 무엇인가요?Aromantic이라는 개념은 사실 일반적인 사랑의 개념에서 시작된 게 아니라, 성소수자에 관한 분들이 먼저 이야기기하면서 최근에 화두가 된 개념입니다. 내가 나의 성별을 여자라고
정신의학신문 | 김재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얼마 전 있었던 모임에서 선배 N형의 결혼생활에 대해 들을 기회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모임 구성원의 대다수가 미혼인 데다 결혼을 생각 중이기도 했기 때문에 질문이 적지 않았다. 특히 다들 궁금해했던 것은 N형이 왜 결혼을 결심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어떻게 해서 지금의 아내와 평생을 함께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는지, 아내의 어떤 점이 형을 그렇게 만들었는지에 관심이 쏠렸다.N형의 답변은 매우 체계적이고 구체적이었다. 여러 이유 가운데 N형이 특히 강조한 것은 첫 번째로 아내에게 함
정신의학신문| 한명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안녕하세요. 이런 곳에 글을 쓰는게 처음이라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제 가장 오래된 기억은 9살때 엄마한테 싸대기를 올려맞고 발에 밟히며 잘못했다고 살려달라고 우는 기억입니다. 제가 다니는 학원이 너무 많아서 학교 친구들이랑 놀 시간이 없다보니 왕따였어요. 그러다 다가와준 친구 하나가 있어서 컴퓨터 학원을 빼먹고 같은 아파트 다른 동인 그 친구 집에서 놀기로 했는데 가기 전에 휴대폰으로 엄마한테 이렇게 문자했거든요.. 엄마 저 오늘 사실 컴퓨터 학원 안가고 00이 집에서
이호선의 (15) 우리에겐 정말 대화가 필요해- 소통 가족과 불통 가족의 차이 [정신의학신문: 서대문 봄 정신건강의학과 이호선 정신과 전문의]2022년 1월부터 2월까지 서울 정동극장에서 막을 올렸던 연극 한 편이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제목은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이다. 구성원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대단한 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 크리스토퍼는 언어에 집착하는 학술 비평가이고, 어머니 베스는 추리소설 작가이며, 형 다니엘은 언어를 주제로 논문을 쓰고 있고, 누나 루스는 오페라 가수 지망생이다. 반면 막내
[정신의학신문 : 여의도 힐 정신과, 황인환 전문의] 이별의 순간 -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 기형도의 ‘빈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이별을 다룬 현대시 가운데 아마 가장 잘 알려진 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이 있지만, 1925년에 발표된 시니까 기형도
[정신의학신문 : 삼성 마음 숲 정신과, 김재옥 전문의] 사랑이 전부입니다. 진부한 얘기이긴 하지만요. 우리는 지옥에서도 사랑을 통해 천국으로 갈 수 있고, 천국에서도 사랑을 겪으며 지옥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사랑이 전부죠. 물질적인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과 관점이 있지만, 사랑 그 자체에 대해서는 이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사랑이 있습니다. 각각 다른 색의 사랑을 하고 있죠. 사랑의 본질은 동일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사랑이 존재하는 이유는, 우리 모두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랑을 표현하기 때문입니
[정신의학신문 : 광화문 숲 정신과, 정정엽 전문의] 얼마 전 인터넷에는 한 젊은 남성이 비슷한 또래의 여성을 무차별 폭행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을 본 사람들은 경악했다. 여자에게 가해진 남자의 폭력이 도를 넘었기 때문이다.장소는 부산의 한 지하상가였다. 두 남녀가 실랑이하다 싸움이 벌어지면서 남자의 일방적 폭행이 이어졌다. 여자의 머리를 다섯 차례나 휴대전화로 가격한 남자는 의식을 잃고 쓰러진 여자의 머리를 발로 찬 다음 자리를 떠났다. CCTV로 현장을 목격한 상가 관리인이 경찰에 신고한 뒤 여자에게 다가갔으나, 피해 여성은
가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가는 누굴까? 세대와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많은 사람이 브람스를 꼽을 것이다. 가을만 되면 떨어지는 낙엽 속에서, 옷깃을 여미게 하는 스산한 바람 속에서, 겨울을 준비하느라 부산한 사람들의 발자국 속에서 그가 만든 선율이 들려온다.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병원인 제중원이 있던 자리에 지금은 헌법재판소가 들어서 있다. 헌법재판소로 향하는 안국역 2번 출구 사거리에 오래된 찻집 ‘브람스’가 있다. 1985년에 문을 연 곳인데, 말이 찻집이지 전통차도 팔고 술도 판다. 예전에는 출판사들이 종로에 밀집해 있어
원문 보기 : 부부의 세 가지 부정적 대화방식
[정신의학신문 : 사당 숲 정신과, 최강록 전문의] 낮에 텔레비전 종합 편성 채널을 돌리다 보면 연예인 패널들이 나와 다양한 화젯거리를 놓고 이야기 나누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때 대화 주제 중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 바로 ‘불륜’이다. 주로 여자들이 남자들을 의심해서 갑론을박하지만, 그 반대 경우도 있다.“새벽에 몸을 못 가눌 정도로 만취해 들어온 남편 와이셔츠에 립스틱이 묻어 있었어요.”“밤중에 낯선 전화가 걸려오면 남편은 꼭 베란다에 나가서 몰래 전화를 받더라고요.”방송을 시청하다 보면 아내가 남편을 의심할 수밖에 없
[정신의학신문 : 광화문 숲 정신과, 김재옥 전문의] 사연) 제가 만나는 사람은 ADHD와 우울 진단을 받고 약 복용과 심리상담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사귀기 전에 자신의 병에 대해 알려주더군요. 본인의 생활도 성실히 이어가고 꾸준한 운동을 통해 자신을 관리하는 등 좋은 모습에 믿고 교제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처음에는 저에게 굉장히 잘 대했습니다. 뭐든 항상 저를 신경 쓰고 표현하고요. 그러다 연애관의 차이로 트러블이 생기자 달라졌습니다.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비슷한 일로 또 다투면 저를 남과 비교하며
[정신의학신문 : 민트 정신과, 윤미림 전문의] 은근히 그 사람이 좋아지기 시작했다.처음에는 그냥 그랬는데, 만날수록 사람이 진국이다.배려심 깊고 친절하고 자상하다.무엇보다 나를 참 아껴주고 잘 챙긴다.이 사람과 만나면 내가 귀한 존재가 된 것처럼 느껴진다.그런데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했다.이 사람이 나를 싫어하게 되면 어떻게 할까,이 사람이 그만 만나자고 하면 어쩌나,이 사람이 가면을 쓴 채 나를 만나고 있었던 건 아닐까,떨쳐 버리려 해도 자꾸만 이런 두려움이 엄습한다.가족 여행이든 출장이든 잠시라도 나와 떨어져 있는
[정신의학신문 : 사당 숲 정신과, 최강록 전문의] 얼마 전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검색하다가 깜짝 놀랐다. 잉꼬부부로 알려진 유명 연예인 부부가 협의이혼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부부였기에 놀라움은 더 컸다. 대체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이혼 사유는 성격 차이라고 했다. 두 사람이 도저히 같이 살 수 없을 만큼 성격이 달라서 헤어진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로 성격이 안 맞으면 이혼까지 하는 걸까? 이혼하는 부부들의 상당수가 그 이유로 성격 차이를 꼽는다.얼굴만 떠올리면 미소가 지어지고,
비에 관한 추억 하나쯤, 없는 사람 드물 것이다. 같은 비라도 계절에 따라 뉘앙스가 다르다. 봄비는 생동감이 넘친다. 슬픈 기운이 덜하다. 여름철 장대비는 거세고 무섭다. 왕성한 생명력을 느끼게 해준다. 가을비는 을씨년스럽다. 스산하고 슬프다. 우산을 쓰고 가을 빗속을 거니는 연인들의 뒷모습에서는 낭만도 엿보이지만 쓸쓸함도 배어 나온다. 겨울비는 외롭다. 아무리 두꺼운 외투를 걸쳤어도 겨울비 맞으며 걸어가는 사람은 춥고 고독해 보인다. 추억의 빛깔이 잿빛이든 장밋빛이든, 비가 내리는 날이면 저마다의 추억이 절로 소환된다. 폴란드에서